영 이코노미스트 "IT 선진국 한국 e-비즈는 중진국"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인구 2천9백만명·이동전화가입자 2천7백만명·초고속인터넷가입자 5백만명·미국특허 정보기술(IT)점유율 23%-.

올 3월 현재 국내 정보화 성적표다.인구대비 비율을 따져 볼때 모두가 세계 최정상급이다.경제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정부 관계자들을 초청해 초고속인터넷 구축비결을 들었을 정도다.

그렇다면 이같은 정보기술(IT)인프라를 활용한 e-비즈니스(전자상거래)경쟁력은 어느정도일까.
영국 경제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의 경제연구소 EIU(http://www.eiu.com)가 최근 세계 60개국 e-비즈니스 준비수준을 조사했는데 한국은 21위에 머물렀다.

1위는 미국,2위는 호주였고 국제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7위,홍콩은 13위,일본은 18위였다.한국은 지난해 순위(24위)보다는 다소 올랐지만 아직도 e-비즈니스에 관한한 중진국(e-biz contender)수준에 머물렀다.

1위는 미국, 2위는 호주였고 국제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7위, 홍콩은 13위, 일본은 18위였다.

한국은 지난해 순위(24위)보다는 다소 올랐지만 아직도 e-비즈니스에 관한한 중진국(e-biz contender)수준에 머물렀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홍콩이 e-비즈니스 선진국(e-biz leader)범주에 속했다.

이번평가는 산업간 네트워킹수준(30%).비즈니스환경(20%).소비자와 비즈니스당사자들의 수용정도(20%).제도(15%).보조인프라(10%).사회문화 인프라(5%)등 6개 부문에 대해 이뤄졌다.

EIU는 한국의 e-비즈니스 경쟁력이 낮은 첫번째 이유로 IT인프라에 못미치는 후진적 기업관행을 꼽았다.

아직도 세원(稅源)노출을 꺼리는 무자료거래가 많고 경영효율화를 보장하는 IT인프라가 있는데도 인간관계에 얽매여 오프라인 거래체제를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국내 한 자동차업체의 경우 지난해 수천명의 1.2차 중간상인들을 공급체인관리(SCM)망으로 연결해 비용절감과 거래의 신속성을 확보하려 했으나 세원노출과 기존 상인들의 이탈을 꺼리는 중간상인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고 유통업체들은 공급업체와 업무담당자들의 혈연.지연관계로 인해 공급시스템의 완전 온라인거래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EIU는 국가별 특성은 언급했지만 부문별 점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사내외 협업문화가 없는 비즈니스 환경도 최하점수를 받는 이유가 됐다. 국내 굴지의 섬유업체인 S사는 몇년전 수십억을 투자해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을 구축했는데 사내 부서간 정보공유후 프로젝트 협조보다는 이견이 많아 시스템 도입후 오히려 효율성이 줄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현재 정부가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선박업종 기업간전자거래(B2B)시스템은 발표후 2년이 넘도록 업체간 이견으로 포탈구축도 못하고 있고 전국 산업단지내 물류공유시스템구축작업 역시 기업들이 거래내용 공개를 꺼려 2004년이 돼야 한두개 산업단지에 한해 초보적인 시스템이 구축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산업의 전자상거래비율은 자동차가 2.4%, 철강이 2.3%, 기계와 섬유가 2.0% 수준으로 미국등 선진국들의 10분의1수준이다.

장윤종 산업연구원 디지털경제실장은 "e-비즈니스는 인프라만 훌륭하다고 되는게 아니고 사회.제도.그리고 기업시스템이 디지털문화로 같이 전환돼야 경쟁력을 가질수 있다" 고 지적했다.

최형규 기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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