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카를로스 리, 끝내기 만루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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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삭스는 컵스와 함께 시카고를 연고지로 하고 있지만, 인기면에서는 컵스를 따라가지 못한다.

지리적 위치 · WGN의 컵스 경기 전국중계 · 컵스의 매력적인 전통 등이 그 이유지만, 화이트삭스의 팬들은 컵스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도 홀대를 받는 것에 대해 항상 불만을 가지고 있다.

9일(한국시간) 파나마 출신 신세대 슬러거 카슬로스 리는 코미스키파크를 가득 메운 화이트삭스 팬들에게 속 시원한 선물을 했다. 3-3으로 맞서 있던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날린 것. 화이트삭스는 리의 한방으로 컵스를 7-4로 잡고, 최근 14경기서 12승을 따내는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화이트삭스의 선발투수로 나선 데이빗 웰스는 1회초 5번째 타자를 상대하는 도중 등에 경련을 일으킨 후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경기 후의 검사에서 웰스의 부상은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웰스를 트레이드시장에 내 놓은 화이트삭스로서는 긴장할만한 소식이었다.

웰스(2실점 1자책)의 급작스런 강판으로 불붙은 호떡집이 되어버린 화이트삭스는 그러나 6명의 불펜투수를 총동원하며, 최근 물이 오를대로 오른 컵스의 강타선을 1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웰스에 이어 허겁지겁 마운드에 오른 션 로우는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경기는 라이벌전답게 박진감 넘치게 진행됐다. 1회초에 2실점한 화이트삭스는 1회말에 곧바로 1점을 쫓아간 다음, 5회 토니 그래파니노의 희생플라이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7회초 컵스는 훌리오 줄레타의 밀어내기 몸맞는공으로 1점을 달아났지만, 화이트삭스는 샌디 알로마 주니어가 적시타를 날려 두번째 동점에 성공했다.

10회말 화이트삭스의 공격. 2와 2/3이닝동안 4삼진을 뽑아내며 맹위를 떨쳤던 카일 판스워스가 마운드를 떠나자 화이트삭스 타선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그래파니노의 볼넷 · 크리스 싱글턴의 안타 · 레이 더럼의 고의 사구로 만들어진 1사 만루. 4번타자 매글리오 오도네즈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지만, 리는 코트니 던컨의 3구를 시카고의 밤하늘로 날려보냈다.

양팀간의 2차전은 훌리안 타바레스(컵스)와 로키 비들(화이트삭스)의 선발대결로 진행된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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