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보기] 프랑스, 브라질 압도

중앙일보

입력

완승이었다. 역시 프랑스는 최강이었다. 브라질은 공 · 수의 속도 경쟁과 공간 확보 싸움에서 뒤져 완패했다.

이제 더 이상 브라질이 세계 축구계의 챔피언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려는 듯 그라운드를 압도하는 프랑스의 기세는 대단했다. 스코어는 2 - 1로 끝났지만 내용에서는 프랑스가 최소한 4~5골을 넣을 수 있는 일방적 흐름이었다.

프랑스는 4-3-2-1이라는 국내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전술적 틀인 포메이션으로 브라질을 초토화했다. 아넬카를 꼭지점으로 조르카에프와 윌토르를 삼각형 형태로 포진시켜 다양한 공격을 쏟아부었다.

미드필드에서 2개의 선, 즉 3명의 미드필더와 2명의 또 하나의 선(윌토르·조르카에프)을 부챗살처럼 펼쳤다 오무렸다 하며 브라질의 혼을 뺐다.

프랑스는 일단 볼을 소유하면 위치에 상관없이 직선 패스나 스루 패스 등으로 브라질의 수비를 찔러댔다. 이는 우선 체력적 우위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또 스피드와 돌파력을 고루 갖춘 아넬카라는 세계적 스트라이커를 보유한 덕택이기도 했다.

전반 만약 1 - 0으로 앞선 상황에서 프랑스가 3~4차례의 추가 골의 기회를 살렸다면 대량 득점으로 갈 수 있었다.

브라질은 이미 노출이 된 구 모델(?)인 4-4-2로 무장해 프랑스의 수비를 교란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우선 전체적인 선수들의 기량 차이와 프랑스에 압도당한 기싸움의 열세로 주도권을 단 한차례도 잡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끌려다녔다.

최전방에 포진한 워싱턴은 같은 위치에서 뛰는 아넬카와 비교, 몸이 코끼리처럼 무거웠다. 미드필더들의 부분전술 운용도 단조로워 프랑스가 훤히 브라질의 공격의 수를 읽어 창의적인 패스를 전혀 할 수 없었다. 이는 공.수 연결이 원만치 못한 현상으로 이어져 팀 플레이의 속도는 처질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팀 분위기도 무겁게 가라앉고 말았다.

속도가 열세인 브라질은 프랑스와는 달리 빠른 템포의 종 패스보다는 횡 패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상대 수비가 전열을 정비한 후 공격하는 양상이 거듭돼 브라질 특유의 현란한 공격을 한차례도 보여주지 못했다.

프랑스는 공세때 좌우로 왔다 갔다하는 20~30m의 중.장거리 패스로 브라질 수비수의 혼을 뺐다. 이로 인해 브라질 수비수의 간격은 넓어졌고 프랑스의 아넬카에게 수도 없이 단독찬스를 내줬다. 나아가 조르카에프.윌토르, 심지어 수비형 미드필더인 비에이라에게도 무시무시한 공격을 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실질적인 결승전이었던 준결승전에서 프랑스는 모든 선수가 다 개성이 넘치는 반면 브라질은 전 선수들이 초라했다. 개성의 열세와 전술적 차이는 프랑스는 떠오르는 '세계 최강' , 브라질은 '지는 해' 로 보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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