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민자SOC사업 '확대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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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난에 허덕이는 대형건설업체들이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민간투자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가낙찰의 속출 등으로 대형 공공공사가 별다른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형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민자SOC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민자SOC사업의 실제수익이 당초 추정치의 90%에 미달하면 미달액을 보장해주고 환차손이 예상치의 20%를 초과할 경우 손실의 반을 보전해 주는 내용으로 98년에 민자 유치촉진법이 개정되면서 업체들의 사업메리트가 높아졌다.

게다가 건설업체들도 현재 수주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여서 기획예산처에서 총괄하는 민자SOC사업이 최소 2천억원 이상의 대형공사임을 감안, 기존 공공공사의 대안으로 이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주택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려는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월 9개 회사 컨소시엄에 총 2조5천473억원이 소요될 대구-부산 고속도로 사업을 착공한데 이어 부산북항대교, 마산신항만, 서울-춘천 고속도로 사업 등의 사업을 준비중이다.

현대건설도 신공항고속철도와 경인운하 사업의 주간사로서 사업자 선정이 확정된 상태며 마창대교, 칠곡 등 하수처리사업, 하남 경전철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LG건설은 천안-논산 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 사업의 주간사로 조만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대구순환도로, 의정부 경전철사업 등의 사업자 선정을 받기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밖에 토목사업부에서 SOC팀을 별도로 분리한 금호건설은 사업비 1조1천억원의 김해경전철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대림산업 역시 지난해 SOC 관련팀을 독립부서로 출범시킨 뒤 일산대교와 부산 초읍터널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민자SOC사업은 투자수익 회수기간이 긴 반면 다른 공공공사와 달리 평균 10% 가량의 수익률이 보장되고 저가경쟁의 우려가 덜해 대형업체들을 중심으로 사업참여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도 "예산 제약상 정부가 직접 발주하는 공사에 한계가 있고 외자유치 측면에서도 민자SOC사업이 유리한 면이 많아 장려하고 있다"면서 "수익률 예측이나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다소 미흡한 점은 있지만 사업 자체는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기획예산처에서 관할하는 민자SOC사업은 공사비 2천억원 이상의 대형사업 34개로 3개 사업이 완공됐으며 6개 사업은 진행중, 3개 사업은 곧 착공에 들어간다.

또 11개 사업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나머지 11개 사업은 사업신청을 받거나 사업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다.

기획예산처는 또 외자유치와 관련, 지난 4월 공개한 자료에서 이들 사업을 통해 30억달러 가량의 외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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