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자동 편집실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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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와 펜, 보도자료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제목을 뽑느라고 씨름하는 편집기자의 모습으로 대변되는 현재의 신문사 편집실 모습이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제 54차 세계신문협회(WAN) 총회가 열리고 있는 홍콩의 컨벤션센터에서는 6일자동 편집기인 일명 `뉴스보트(newsbots)'' 등 첨단장치로 무장돼 마치 우주선 조종실로 착각케 만드는 미래형 편집실인 `뉴스플렉스(Newsplex)''가 각국 언론인들에게선보였다.

`아크로니카''라는 컴퓨터 장비업체가 제작한 이 첨단 편집실에서는 매일 기사와사진, 취합해 게재 여부를 판단하고 제목을 뽑아내는 편집기자의 일을 뉴스보트가순식간에 자동으로 처리하고 정리된 기사들을 사람의 손을 거칠 필요없이 신문, 인터넷, 텔레비전, 팩스, 휴대폰, 팜컴퓨터 등 거의 모든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또 디지털 시대에 맞게 동영상도 처리할 수 있고 자동 편집이 가능하기 때문에독자의 주문과 기호에 따라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편집된 신문을 발행할 수도 있다.

뉴스플렉스가 상용화되면 편집기자나 편집장은 지금까지 하던 `단순한 일''에서벗어나 각지에서 올라오는 긴급뉴스의 처리 등 높은 수준의 판단을 요하는 일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다. 다만 뉴스플렉스의 운영을 위해서는 장비를 다룰 고도로 숙련된 뉴스디렉터가 필요해 기존의 편집기자들이 장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의 교육이 필요하다.

뉴스플렉스는 내년 사우스캘리포니아 대학에 설치돼 현직 기자들의 첨단기술 연수 장소로 이용될 예정이다.

큰 장점에도 불구 일각에서는 뉴스플렉스의 도입으로 기자들의 업무강도와 스트레스가 더욱 높아지는 부작용을 유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뉴스플렉스의 제작에 참여한 서프 패힘은 "가뜩이나 마감시간에 쫓기는 기자들의 스트레스가 더욱 가증될 이라는 불평이 이미 나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래의기자는 취재와 기사작성 능력 외에 첨단장비를 다루고 인터넷 검색과 TV 모티터링,전화통화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콩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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