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매리너스 14연승 '천하무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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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으로 리그 챔피언에 오른 팀은 1906년의 시카고 컵스였다. 당시 모데카이 브라운과 함께 조 팅커 · 자니 이버스 · 프랭크 챈스의 철벽 내야가 버티고 있었던 컵스는 .763(116승36패)의 승률로 내셔널리그의 왕좌에 올랐다.

역사상 최고의 팀으로 꼽히고 있는 1927년의 뉴욕 양키스. 베이브 루스 · 루 게릭 · 밥 뮤젤 · 토니 라제리의 살인타선은 아메리칸리그 평균보다 세배가 많은 홈런을 쳐냈지만, 그들의 승률은 .714(110승 44패)에 불과(?)했다.

시애틀 매리너스. 지금은 랜디 존슨도, 켄 그리피 주니어도,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없지만, 그들은 '감히' 8할 승률에 도전하고 있다.

7일(한국시간) 매리너스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7-3으로 완파하고 14연승을 달렸다. 14연승은 1994년의 캔자스시티 로열스 이후 아메리칸리그에서는 7년만에 나온 최다연승기록.

또한 매리너스는 46승 12패로 .793의 놀라운 승률을 마크하게 됐다. 첫 58경기에서 매리너스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던 팀은 1912년의 뉴욕 자이언츠(47승 11패 · 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뿐이다.

매리너스의 선발 제이미 모이어는 특유의 '슬로우 피칭'으로 레인저스의 막강타선을 요리했다. 모이어는 7이닝을 무실점(3안타 2볼넷)으로 막아내며 8승(1패), 팀동료 애런 실리(8승)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일제 기관총' 스즈키 이치로도 5타수 2안타를 기록, 전날 4타수 무안타의 부진에서 탈출했다.

승부는 8회말에 갈렸다. 레인저스의 선발 대런 올리버에게 막혀 1-0의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던 매리너스는 이치로의 내야안타를 시작으로 연속 6안타를 몰아치며 6득점, 레인저스의 불펜진을 초토화시켰다. 레인저스는 9회초에 3득점했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뒤였다.

올리버는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첫번째 선발등판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침묵한 방망이 때문에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도 시애틀 팬들의 야유를 듬뿍 받은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2타수 무안타(2볼넷)으로 별다른 활약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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