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새 '박찬호 도우미' 션 그린

중앙일보

입력

'박찬호 도우미'라는 타이틀이 개리 셰필드(33 · LA 다저스)에서 션 그린(29)에게로 넘어가고 있다.

다저스 부동의 왼손 4번타자 그린은 5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1-0의 살얼음 리드를 이어가던 3회초 3점홈런 한방으로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하면서 박찬호가 시즌 7승을 달성하는데 앞장섰다.

이날 박찬호는 허리 통증속에 최악의 몸상태로 '악전고투'했던 만큼 그린의 한방이 없었더라면 이날 승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것.

그린은 특히 기존 '찬호 도우미'로 불리던 셰필드가 손가락 부상으로 지난달 말부터 결장중인데다 5번타자 에릭 캐로스도 허리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의 등판 때마다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그린은 지난달 26일 휴스턴전에서 박찬호가 '3수' 끝에 5승 고지에 올랐을 때도 2-0으로 앞서던 6회 우월 2점홈런을 뽑아내 승리를 굳혔고 31일 콜로라도전에서 6승을 올릴때도 2-1로 앞서던 6회 우중간 싹쓸이 2루타를 때려냈다.

박찬호가 3연승을 거둔 최근 3경기에서 1~2점차로 앞서 가고 있을 때마다 번번이 큼직한 '한방'을 때려내 피말리는 승부의 짐을 덜어줬던 것.

93년부터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했던 그린은 99년 시즌을 마치고 당시까지 박찬호와 '찰떡궁합'을 보였던 라울 몬데시 등 3명과 트레이드됐지만 지난해 타율 0.269, 24홈런에 99타점으로 기대만큼의 활약을 못해줬었다.

193cm, 90kg의 날씬한(?) 체격에 영화배우처럼 잘생긴 외모의 그린은 99년 토론토에서 타율 0.309에 홈런 43개와 타점 123점을 올렸던 정상급타자.

하지만 이적 첫해인 지난해 5월말까지 타율 0.337로 잘 나가더니 이후 슬럼프에 빠졌고 박찬호 등판 경기 때는 물론 줄곧 빈타에 허덕였던 까닭에 한국팬들은 셰필드에 열광했고 마이크 피아자(뉴욕 메츠)의 카리스마를 그리워했던게 사실.

하지만 그린은 올해 박찬호경기에서의 활약은 물론 높지 않은 타율(0.283)에도 불구하고 홈런 14개, 47타점의 실속있는 성적으로 다저스 4번타자의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