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영 최대 장애 환율·정치불안 꼽아

중앙일보

입력

30대 그룹은 올 하반기 경영의 최대 장애요인으로 환율과 정치 불안을 꼽았으며, 절반 가량의 그룹들이 연초에 잡았던 수출.이익목표와 투자계획을 축소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지난 1~5일 30대 그룹 구조조정본부.경영기획실을 대상으로 '2001년 하반기 경영환경 조사' 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그룹들이 방어적인 경영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30대 그룹은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는 좋아질 것(63.3%)이나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빨라야 올 4분기 이후에나 이뤄질 것(83.3%)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경영에 큰 충격을 주었던 환율불안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을 연초 예상치(1천1백78.1원)보다 1백원가량 높은 1천2백76.2원으로 예상했다.

13개 그룹은 하반기에 국제유가가 상반기보다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 실시된 지방자치단체장 및 대통령 선거 등 정치일정 역시 향후 경영에 부담요인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 중 13.3%는 이미 내년 선거가 현재 기업경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했으며, 올 하반기(43.3%)와 내년 상반기(33.3%)부터는 본격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요인들을 감안, 30대 그룹 가운데 15개 그룹이 연초 세웠던 경영계획을 수정했거나 수정할 계획이며, 이중 11개 그룹은 순익과 수출목표를 낮춰잡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기업들의 투자는 하반기에 더욱 위축될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중에 신규 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늘린 곳은 하나도 없었고, 계획대로 집행한 곳도 6개에 불과했다. 평균 신규투자 규모는 당초 계획의 76.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는 14개 그룹이 당초 계획보다 신규투자를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올 상반기 경영성과는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24개 그룹이 '좋지 않다' 거나 '그저 그렇다' 고 평가했다.

이밖에 30대 그룹은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를 대부분(83.7%) 미흡하다고 평가했고, 노동.공정거래 부문에 상대적으로 불만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김시래.이재광 기자 sr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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