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전 활성가능 단층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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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월성 원전(原電) 주변의 `활성가능 단층'존재 가능성과 관련, 조사책임자인 지질자원연구원 최위찬 박사는 "현재 상태에서는 활성가능 단층이 없다"고 밝혔다.

최 박사는 4일 과학기술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가 준용하는 미국 원자력안전협회의 규제지침에 해당되는 활성가능 단층은 월성 원전 주변에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원자력안전협회는 ▲원자로 반경 8㎞ 이내에 길이 300m 이상이나 반경 32㎞ 이내에 1.6㎞ 이상의 단층이 존재하고 ▲이 단층이 3만5천년간 1회 이상 또는 50만년동안 2회 이상 지각변동의 흔적이 있는 `활성가능 단층'으로 밝혀질 경우 예상되는 최대 지진을 평가, 원전 설계 등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지질학자들은 해당 단층이 해안단구를 변이시킨 증거의 유무를 활성가능 단층으로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즉 길이나 나이가 미국 원자력안전협회의 기준을 충족시킨다 하더라도 해안단구를 절단한 흔적이 없으면 활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질자원연구원이 수행하고 있는 `신기단층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단층 가운데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단층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최 박사의 설명이다.

지질연구원이 월성 원전에서 5㎞정도 떨어진 `수렴단층' 3개의 시료를 채취, 해외 전문기관에 조사의뢰한 결과 활성단층의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1개 단층의 경우 나이가 5만-7만년에 달하는데다 길이도 최장 150m에 불과, 활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최 박사는 밝혔다.

최 박사는 "캐나다 맥메스터대학의 연구에서 이 단층이 38만년 이전에 `1회' 활동한 흔적을 찾았으나 이 또한 `2회' 이상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나머지 2개 단층의 경우 나이나 길이가 아닌 해안단구 절단 여부에 대해 우선적으로 조사했으나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비활성'으로 나타났으며 굳이 나이나 길이를 추가로 측정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부는 지난 97년부터 특정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하던 `신기지각 변형연구'를 원전부지 안전성과 연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오는 2006년까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으로 통합, 추진중이다.

이 연구에서 지질자원연구원은 지진의 가능성이 있는 제4기 단층(180만년전부터 지금까지 형성된 단층)으로 추정되는 단층 23개가 한반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 단층의 활성여부를 조사해 왔으며 지금까지는 활성 가능성이 있는 단층은 없다는 것이 연구원측의 결론이다.

최 박사는 "월성 원전 주변에 활성가능 단층 3개가 있다는 보고서는 지난해 5월 과기부 보고용으로 작성된 중간 연구자료" 라며 "그러나 1년간의 추적 연구에서 모두 활성단층이 아니라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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