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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서해안 적조주의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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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적조 안전 해역으로 꼽혀온 서해안에 적조주의보가 발령돼 비상이 걸렸다. 서해안의 적조주의보 발령은 1999년 10월 전북 군산연안에서 코클로디니움 적조가 발생한 이후 13년 만이다. 충남 지역에서는 적조주의보·경보제도가 도입된 1996년 이후 처음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와 보령시 원산도 인근, 천수만 입구(태안·보령)에 적조주의보를 발령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해역에서는 9일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mL당 최다 1587개까지 발견됐다, 적조주의보 기준치는 mL당 300개다. 코클로디니움은 바다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바다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 왕성하게 번식한다. 최근 충남 해안 지역의 바닷물 온도는 21~22도로 평년보다 1~2도가량 높았다.

  국립수산과학원 임월애 박사는 “충남 서해안 연안에서 다량의 유해성 적조가 발생해 연구진도 놀랐다”고 말했다. 수산과학원은 적조 발생의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는 데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지난달 말 남해안에서 발생한 적조가 해류를 따라 서해안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집중호우로 영양염류가 풍부한 강물이 바다로 유입된 데다, 일조량이 늘어나면서 코클로디니움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는 게 수산과학원의 설명이다.

  적조가 이미 천수만 입구 전역으로 퍼져 인근 농어·우럭 가두리양식장이 피해를 봤다. 이곳에서 가두리양식업을 하는 나명화(63)씨는 “25년간 양식업을 했는데 적조로 폐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3~4일 전부터 몇 마리씩 죽은 채 떠오르다 어제는 대부분이 폐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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