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 가장인기있는 나라 中日아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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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 있는 가수 싸이(PSY·본명 박재상·35)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10일 현재 조회수 1억3000만 건을 돌파했다. 전 세계 팬들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는 중이다. 그가 구축한 ‘싸이(PSY) 월드’의 영토는 얼마나 넓을까. 본지는 유튜브와 함께 얼마나 많은 국가에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봤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조회수 1억 건을 돌파한 지난 3일을 기준으로, 총 220개국에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엔 가입국 수(193개)보다 많은 수치다. 총 조회수 1억15만5923건 가운데 미국(1936만6054건)이 가장 많이 봐 1위를 기록했다. 싸이의 본무대인 한국(1706만2827건)보다 많았다. 이어 ▶태국(897만6791건) ▶말레이시아(679만1181건) ▶캐나다(365만2129건)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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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K팝 강세 지역인 아시아보다 북미·유럽의 비중이 더 컸다. 100만 건 이상 조회한 19개국 가운데 유럽·북미 국가가 12곳이었다. 반면 일본(95만7901건·20위)과 중국(2785건·128위) 등 한류 열풍이 거센 곳은 조회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2011년 K팝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에서 일본(4억2368만3759건)이 1위에 올랐던 것과 대조적이다. 싸이의 뮤직비디오가 K팝 아이돌 가수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퍼져나갔다는 얘기다.

 이택광(영미문화전공) 경희대 교수는 “아시아 팬들은 K팝을 통해 세련미를 즐기기를 원하는데 싸이는 파격적인 하위문화 코드로 접근했다. 세련미보다는 문화적 재미를 추구하는 북미·유럽 팬을 더 많이 끌어들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레바논(1만1741건)·이라크(1만264건) 등 정통 이슬람 국가에서도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에티오피아·토고·마다가스카르·우간다 등 아프리카에서도 ‘강남스타일’을 수천 건씩 조회했다. 이택광 교수는 “미국 문화에 반감을 가지는 국가들에서도 한국 대중문화에 대해선 호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싸이의 친근한 외모와 익살스러운 뮤직비디오가 문화를 수용하는 문턱을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분석 업체 소셜카운트에 따르면 싸이와 관련된 트위터 글은 8억 개를 돌파했다. 특히 브리트니 스피어스, 톰 크루즈 등 해외 스타들이 트위터로 싸이를 언급한 직후 유튜브 조회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스타일’은 지난 3일 유튜브 조회수 1억 건을 넘어선 뒤 하루 평균 5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께 2억 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도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수가 1억 건을 돌파한 경우는 저스틴 비버·에미넴·레이디 가가 등 일부 대형 팝 스타에 국한된다. 레이디 가가의 ‘포커페이스’는 약 3년 만에 1억3000만 건을 기록했다. 지난 5월 발표된 저스틴 비버의 ‘보이프렌드’는 1억3000만 건에 도달하는 데 약 3개월이 걸렸다. 반면 싸이는 58일 만에 같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정강현·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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