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강남 재건축에 '희망의 불씨'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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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올 여름 내내 거래는 커녕 매수문의 조차 없어서 파리만 날리고 있었는데 이제 숨통이 좀 트이려나 봅니다" (강남구 개포동 A공인 관계자)

소형주택비율 강화 등으로 멈춰있던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속속 재개되면서 시장에는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급매물을 위주로 속속 계약이 이뤄지고 있고 매수문의도 늘고 있다.

지난 5일 재건축 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서초구 삼호가든 4차 아파트. 최고 35층까지 층수를 높이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집주인 매물 회수+호가 상승

서초동 S공인 관계자는 "매매계약 예약건이 속속 잡히고 있다"며 "가격이 연초보다 5000만~1억원 가량 내린 데다 재건축이 본격화한다는 소식에 급매물을 위주로 찾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연일 하락세를 기록했던 개포주공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뚝 끊겼던 매수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현재 개포주공4단지 36㎡형은 4억8000만~5억원, 43㎡형이 5억6000만~5억7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개포동 D공인 관계자는 "개포주공 2·3단지에 이어 4단지까지 재건축안이 통과되면서 재건축 사업 지연 우려로 매입을 꺼리던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일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며 "아직은 관망세가 더 짙지만 급매물을 위주로 거래가 조금씩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당분간 과거처럼 가격이 크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며 "매물을 빨리 처분해야 하는 집주인들이 더러 있어 가격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고 국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 삼성동 상아3차 아파트는 기존에 나와있던 매물들의 몸값이 속속 오르고 있다. 삼성동 S공인 관계자는 "30평형대는 급매물이 아예 없고, 단지 내에 거래가 가능한 매물도 1~2건에 그친다"며 "매물을 내놨던 집주인들이 거래 의사를 철회하거나 가격을 올리면서 문의가 와도 거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각종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에도 꿈쩍 않던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 하락세가 멈춰섰다. 사진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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