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 체험은 유력한 치유 여행의 방법이다. 깊은 자연에 파묻힌 산사에 가는 것만으로도 세속의 찌든 일상은 위로를 받는다. 요즘엔 사찰이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여러 종류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스님과 똑같은 하루를 보내야 하는 고된 일정도 있다. 전국 템플스테이 사찰 100여 곳 중에서 특별한 프로그램 네 개를 소개한다.
나원정 기자
●금산사 금산사(사진)의 휴식형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나는 쉬고 싶다’는 아무런 강요도 하지 않는다. 새벽예불·걷기 명상 등 산사 체험이 진행되지만 참가는 전적으로 자유다. 지킬 건 공양시간뿐이다. 연중 상시 운영되는데 주말에는 이색 강연토크도 열린다. 의사·시인·프로레슬러 등 매주 다른 게스트를 초청해 영혼을 살찌우는 이야기를 나눈다. 1박2일 17세 이상 7만원, 초·중학생(3만원)과 미취학 아동(무료)은 부모 동반 필수다. 전북 김제시 금산면. 063-542-0048, geumsansa.org
●백담사 한가위에 쌓인 눈이 하지가 돼야 녹는다는 설악산. 그 첩첩산중에 들어선 사찰이 백담사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며 승려였던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생이 출가한 곳. 백담사는 ‘참 나’를 찾는 템플스테이로 유명하다. 내 참모습을 발견하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세상 만물에 감사하는 ‘자비명상’, 마음을 시로 적는 ‘시심즉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자랑거리다. 1인 1박2일 15만원, 2박3일 20만원. 강원도 인제군 북면. 033-462-6969, baekdamsa.org
●법흥사 깊은 산골 울창한 금강송 숲에 안겨 있다. 템플스테이도 이름부터 포근하다. ‘몽당연필(夢堂緣必)’. ‘꿈(夢)을 이루려 당당하게(堂) 자신감을 가지면 그 인연(緣)은 반드시(必)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매주말 1박2일, 꿈을 주제로 스님과 대화하고, 꿈낭(夢囊)을 만들어 걸고, 발원카드를 쓴다. 1인 6만원. 평일 자율 휴식형 템플스테이는 4만원. 18세 미만은 부모 동반 필수.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033-375-9173, bubheungsa.or.kr
●용문사 수령이 1100년에 달하는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호)가 있다. 신라시대 의상(625~702) 스님이 꽂은 지팡이가 뿌리내렸다는 설이 전해온다. 높이는 62m. 연륜만큼이나 상서로운 고목이라 이른 아침 나무 주변을 도는 걷기 명상이 인기다. 108배·포행·연잎밥 만들기 등이 포함된 주말 체험형 템플스테이(1박2일)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성인 5만원, (대)학생 4만원, 외국인 5만원.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031-775-5797, yongmuns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