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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질환과 발기부전은 ‘실과 바늘’ … 빨리 듣는 치료약 따로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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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 제피드.

# 직장인 김상현(52·서울 광진구)씨는 최근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발기부전 때문이다. 안 그래도 며칠 전 회사에서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보다 다소 높다는 진단을 받아 내심 불안하던 터였다. 처음엔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술자리를 줄이고 운동을 시작해도 증상은 반복됐다. 고대구로병원 비뇨기과 문두건 교수는 “혈관 속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뇌나 심장, 생식기로 가는 혈류를 막는다”며 “이런 남성은 발기부전 위험성도 함께 높아진다”고 말했다.

관상동맥 환자 56.9%, 발기부전 함께 앓아

심장질환과 발기부전은 실과 바늘이다. 2008년 대한비뇨기과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국내 50세 남성 10명 중 8명은 발기부전을 겪고 있다. 발기부전은 나이가 들수록 발현빈도가 급격히 늘어난다. 만일 고지혈증·당뇨병 같은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발기부전을 남성건강의 지표로 부르는 이유다. 문두건 교수는 “발기부전은 심·뇌혈관질환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발기부전과 심·뇌혈관질환의 상관성은 죽상동맥경화증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병은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을 쌓으면서 혈관을 좁게 만든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심장혈관)은 물론 뇌동맥, 경(목)동맥, 말초혈관 등 온몸의 혈관에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여기엔 발기와 관련된 음경동맥도 포함된다.

 초기엔 눈에 띄는 증상이 없다. 하지만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서 서서히 증상이 발생한다. 그런데 음경동맥은 직경이 1~2㎜로 관상동맥(3~4㎜)이나 경동맥(5~7㎜)보다 두께가 얇다. 같은 속도로 혈전이 쌓인다면 동맥경화·심근경색·뇌출혈 같은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보다 더 빨리 증상이 나타난다.

 관상동맥을 앓고 있는 환자의 56.9%는 발기부전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발기부전 정도가 심할수록 관상동맥질환도 악화된 것으로 보고됐다.

당뇨병 환자는 발기부전 중증일 가능성 커

당뇨병환자는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 더 조심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조사한 결과, 당뇨병 환자의 93.6%는 고지혈증 초고위험군으로 분석됐다. 또 전체 환자의 64.1%가 콜레스테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당뇨병 환자 중에는 발기부전 환자도 부지기수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 보다 3배 이상 높은 발기부전 발현율을 보인다. 발현시점도 10년 이상 빠르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08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당뇨병환자의 69.7%는 발기부전을 동시에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는 끈적끈적한 피가 오랫동안 지속돼 혈관 내벽이 손상된데다 심·뇌혈관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발기부전도 다른 환자보다 중증일 가능성이 크다.

 혈관 손상 환자는 약효 검증된 약 먹어야

당뇨병 환자에게 효과적인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왔다. JW중외제약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피드가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당뇨병으로 발기부전을 겪는 환자 387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발기기능이 제피드 복용군(100㎎)은 11.2점에서 15.8점으로 4.6점 좋아졌다. 가짜 약을 먹은 환자군은 11.4점에서 13.2점으로 1.8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삽입 성공률과 발기 지속력(성관계가 끝날 때까지 유지되는 힘)도 개선됐다. 제피드 복용군은 각각 31.5%에서 54%, 8.2%에서 34.4%로 증상이 2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가짜약 복용군은 36%에서 42%, 10%에서 20.5%만 효과를 봤다. 이 임상시험에 참가한 이들은 평균 11년가량 당뇨병을 앓았고, 발기부전 증상은 6년 이상 겪었다.

 문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혈관이 손상돼 다른 환자보다 중증 발기부전을 경험한다”며 “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반응도 적어 약효가 검증된 약을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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