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 가객 이준아씨 창작 정가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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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을 앞둔 황병기(黃秉冀.65) 교수는 창작 생활 40년 동안 가야금 작품 뿐만 아니라 다수의 성악곡을 발표했다.

그의 데뷔작도 1962년 국립국악원 주최 신작발표회에서 초연된, 서정주 시에 곡을 붙인 가곡 '국화 옆에서' 였다.

거문고와 대금.장구 반주로 부르는 이 곡은 정가(正歌) 특유의 긴 호흡과 맑은 발성이 돋보이는 곡이다.

지난해 한국정가단을 창단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류 가객 이준아(국립국악원 정악단 수석.사진) 씨가 황교수의 데뷔곡인 '국화 옆에서' 를 비롯한 창작 정가를 한 데 엮어 무대에 올린다.

오늘(2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우리는 하나-황병기 음악세계로의 여행' 에 이은 또 하나의 헌정공연이다.

'즐거운 편지' (황동규 시) '고향의 달' (박목월 시) '차향이제' (茶香二題.박경선 시) '대주' (對酒.이태백 시) '추천사' (서정주 시) 등을 이씨가 독창으로 들려주고, 한국정가단원 20명이 박동진의 '청산도' 와 이동주의 '강강술래' 등 두 편의 시를 가사로 한 '합창대련' 을 부른다.

'대주' 는 국악계 원로인 만당(晩堂) 이혜구(李惠求) 선생 구순 축하공연에서 초연된 작품.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머언 바다로/배를 내어 밀듯이…" 로 시작되는 미당의 시를 가야금.대금.장구 반주에 맞춰 부르는 가곡 '추천사' 는 이번 공연을 위해 황병기 교수에 위촉, 초연하는 곡이다.

정가는 가곡.가사.시조를 일컫는 전통 성악곡으로 예부터 선비들이 마음을 갈고 닦기 위해 부르던 노래다.

이씨는 공연에 맞춰 '죽지사' '춘면곡' '권주가' 등 지금까지 전해오는 12곡의 가사를 모두 담은 음반을 내놓는다. 6월 1일 국립국악원 우면당. 02-764-6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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