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휘무용단 '샘Ⅱ' 깊은 산속서 보는 느낌

중앙일보

입력

"돌조각 사이에서 영롱하게 샘솟는 물의 움직임과 소리, 그 물소리를 반주삼아 울려퍼지는 가야금 선율…. 물의 흐름을 따라 움직이는 무용수들의 잔잔한 움직임" . 늘휘무용단의 창작무용 '샘Ⅱ' 는 마치 깊은 산 속의 야외공연을 연상케 한다. 6월 7~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김명숙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는 "지난해 갤러리 현대에서 열린 조각전을 배경으로 한차례 공연한 것이 계기가 돼 새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 고 말한다.

'샘Ⅱ' 는 단순한 무용작품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황병기 작곡의 '영산회상' 을 황씨의 제자 지애리씨가 연주하고, 돌 조각가 유영교씨가 11점의 돌조각을 이번 공연을 위해 만들었다.

'영산회상' 은 옛 선비들이 물가에서 놀던 모습을 음악화한 곡으로 황씨는 이번 공연에서 음악구성을 맡았다. 단순한 무용공연이라기 보다는 여러 장르가 한데 어우러진 퓨전공연인 셈이다.

이 작품은 샘을 향한 여인들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빠르게 변모해가는 사회에서 첨단기술의 범람와 오용으로 황폐해져가는 현대인의 삶을 자연을 상징하는 샘을 통해 새롭게 재조명하자는 의도를 담고 있다.

김교수는 "기다림을 상징하는 새벽과 어린 시절 샘가에서 놀던 물의 장난을 연상시키는 낮, 여성의 욕정을 묘사한 저녁 등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형상과 색채, 정취를 여성의 심리에 빗대 그려냈다" 고 설명했다.

조각가 유씨는 모든 돌조각 내부에 모터를 달아 끊임없이 샘솟는 물의 움직임을 연출한다. 오후 8시. 02-3277-2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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