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한국속의 러시아 여성' 취재

중앙일보

입력

이른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몰려드는 러시아 여성들이 적지 않다.

현지 에이전시의 `한국공연단 모집' 광고를 보고 한국을 찾아, 현재 울산의 한나이트 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러시아 무용수 `나타샤'와 `올가'(이상 가댄)도 그런부류다.

그러나 `나타샤'의 얼굴에서 꿈은 사라진지 오래고, 재떨이 등에 맞아 생긴 상처 자국만이 선명하다. 휴가는 커녕 외출, 외박도 없고 오로지 숙소와 나이트클럽을오가는 생활이 전부일 정도로 그의 한국생활에 자유란 없다.

MBC TV〈PD수첩〉(29일 오후 10시55분)은 인권을 유린당한채 힘겨운 한국생활을하고 있는 이들 러시아 여성을 브라운관에 담아 안방을 찾는다.

취재진은 모라토리엄 선언이후 러시아 경제가 어려워져 대학을 졸업한 젊은 여성들도 일자리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인 러시아 실정을 현지취재를 통해 먼저 살펴본다.

상점 점원으로 취직하더라도 한달에 40-50달러의 임금을 받는게 고작인 러시아여성들에게 "한국에서 무용수로 일하면서 한달에 400달러를 번다"는 댄서 구인광고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임에 틀림없다.

이런 광고에 이끌려 한국으로 건너와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러시아 여성은무려 2천300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당초 입국목적대로 댄서로 일하는 경우도 극히드물다는 것이 제작진의 전언이다.

유흥업소에서 접대부일을 겸하고 있는 여성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매춘까지 강요당하는 경우마저 허다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와 국내 취재를 통해 제도상의 허점과 유흥업소 업주들의 횡포 사이에서 신음하고 있는 러시아 여성들의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하고 이에 따른 사회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는데 주안점을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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