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찰 특공대 "훌리건 꼼짝마"

중앙일보

입력

지난 22일 오전 서울 효창운동장.

가상 축구시합 중 한 선수가 골문 앞에서 반칙을 해 심판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순간 관중석에서 소란이 터지며 빵 · 물병 · 쓰레기들이 그라운드로 마구 쏟아졌다.

곧바로 경찰 2백여명이 뛰어들어 대형 그물을 관중석 앞에 펴 물건들을 걷어 올렸다.

선수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자 관중들이 일제히 경기장으로 난입했다.

방패를 든 경찰관 8백명이 "밀어" 라는 명령에 따라 이들을 다시 스탠드로 밀어 올렸다.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서울경찰청이 지난주부터 시작한 훌리건(hooligan.경기장 난동꾼)대비 훈련 장면이다.

지난 24일 서울(8개 중대 9백60명)에 이어 전국 지방경찰청마다 전담부대가 편성됐다. 진압 초점은 외국 훌리건들의 난동. 훌리건들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등 많은 국제대회를 폭력사태로 얼룩지게 했다.

◇ 실전 같은 훈련〓며칠간 계속된 훈련은 경기장 밖 가상 충돌의 진압도 포함됐다. 4백여명이 경기장 밖 도로를 몰려가다 상대팀 응원단 2백여명과 마주쳐 몸싸움이 벌어지자 8백여 경찰이 투입됐다.

훌리건들의 난동은 계속됐고 경찰은 살수차로 물대포를 쐈다. 하늘에선 헬기가 폭도화된 이들의 움직임을 지상 병력에 계속 전달했다.

월드컵 기간 중 경찰은 경기마다 1천명 이상의 병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1단계로 금속탐지기 · X선 투시기 등으로 관중들의 위험물 반입을 막는다.

◇ 훌리건 입국 원천봉쇄〓관중들을 선동해 대규모 폭력사태를 유도하는 극렬 훌리건들의 입국을 막을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유럽 · 남미 국가들에 월드컵 기간 중 극렬 훌리건들의 출국 금지를 요청할 것" 이라고 밝혔다.

스스로 국제 위험 훌리건들의 리스트를 확보, 입국을 차단하는 일도 병행한다.

◇ 테러엔 특공대 투입〓경기장마다 테러사태에 대비한 경찰특공대 요원들도 배치된다. 일반 관중들이 볼 수 없는 곳에 잠복하다 상황 발생시 즉각 작전을 펼친다.

경찰청 관계자는 "30일부터 한국 · 일본에서 열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를 리허설 삼아 훈련할 것" 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