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다시 주춤 경기회복 불투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 3월 두달간 활기를 보이는 듯했던 산업생산이 4월에 다시 주춤해졌다. 반도체 생산이 줄어들고 수출이 시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분기 경제성장률(3.7%)이 예상보다 좋았던 것도 '반짝 경기' 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자동차가 많이 팔려 생산이 늘어나긴 했지만 컴퓨터와 반도체의 수출이 부진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한 산업생산 증가율은 4.2%로 3월(0.8%)보다 크게 늘어나 반도체 경기 부진의 영향이 그만큼 컸음을 보여주었다. 또 지난해 4월에 총선거가 있어 올해보다 쉬는 날이 하루 더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둔화폭은 더 크다.

통계청 박화수 경제통계국장은 "4월 중 생산증가율이 크게 낮아진 것은 아니며 당분간 5~6%대에서 오르내릴 것" 이라며 "경기가 더 이상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올해 안에 잠재성장률(5~6%)수준을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 고 주장했다.

소비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도.소매 판매는 소매의 경우 백화점 장사가 잘 안돼 0.2% 늘어나는 데 그쳤고, 도매업은 자동차 판매 등으로 4.8% 늘어났다.

수출과 국내 소비가 안되자 재고가 늘었다. 지난달 재고율은 86.8%로 3월(82.1%)보다 높아졌다. 만들면 재고로 쌓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장을 적게 돌린 결과 제조업가동률은 74.6%로 3월보다 낮아졌다.

설비투자는 5.7% 줄어 6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경기 상황이 좋아지더라도 투자 부족으로 대응하기 어려우리란 지적이다.

다만 건설 수주는 정부의 예산 조기집행 등의 영향을 받아 전년과 같은 수준을 보여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에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송상훈 기자 mode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