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아직 불투명…실물지표 혼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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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실물 경제지표는 `기대'와 `불안'이 혼재돼 있다.

1.4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7%를 기록한 것을 계기로 일부 민간 연구기관들이 경기 회복세를 예상했지만 `4월 산업활동 동향'을 볼 때 정부의 신중론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와 도소매 판매는 다소 좋아졌지만 생산과 설비투자는 둔화 또는 감소해 경기를 섣불리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부진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국 등 대외경제 여건의 변화가 앞으로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뒤섞인 경제지표...낙관은 이르다= 작년 하반기 이후 우리 경제의 가파른 내리막길은 다소 완만해졌다. 내수는 안정을 찾는 모습이지만 어려운 해외경기가 생산부진으로 이어져 경기가 터널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생산 증가율은 3월 6.4%보다 낮은 5.7%에 머물렀으며 공장 평균 가동률은 74.9%에서 74.6%로 떨어졌다.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반도체 가격이 해외경기의 침체로 급락하면서 수출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비투자가 6개월째 감소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반면 향후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전월비는 3개월째 상승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도.소매 판매 증가율도 3.9%로 3개월 연속 호조를 보이고 있다. 내수용 소비재의 출하는 1.2%가 줄어들었지만 전달 -8.3%보다 감소세가 크게 둔화됐다.

통계청 박화수 경제통계국장은 "경제지표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경기가 급격한 둔화세에서 안정을 되찾은 것만은 분명하다"며 "그렇지만 앞으로의경기를 예측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향후 경기 전망은= 경기회복의 가장 중요한 관건은 역시 해외경제다. 우리 경제가 아직 회복단계로 들어서지 못하는데 수출부진이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2.4분기에 1.4분기보다 더 둔화되고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수출주력 품목의 가격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들어 취한 금리인하가 하반기에는 감세조치와 함께 미국 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 경제도이 파도를 타고 하반기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박사는 "4월중 산업생산 증가율은 생산보다 낮았으며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경기가 회복되기 어렵다"면서 "하반기 미국경제가 나아지면정보기술(IT) 부문 수출이 살아나면서 우리경제가 U자형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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