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6월 연대파업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노동계가 최근들어 무더기로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내는 등 본격적인 6월 연대파업 투쟁 일정을 진행하고 있어 노동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28일 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구조조정 중단 및 정리해고 철폐,비정규직 정규직화, 임금 12.7% 인상 등 6대 요구사항을 내걸고 다음달 12일 `임단협 시기집중 연대파업'을 벌이기로 하고 이달말까지 노동위에 조정신청을 완료하고 단위노조별로 교섭을 중단,총력 투쟁 출정식을 갖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다음달 1,2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조 간부 중심으로 1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중앙 상경투쟁을 벌이고 6월4일부터 11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뒤 6월 12일 미타결 사업장을 중심으로 연대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 소속 가운데 6월 연대파업을 이끌 핵심 세력으로는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 공공연맹, 사무금융노련 등이 꼽힌다.

올해 산별로 전환한 금속노조의 경우 이미 지난 25일 82개 사업장이 노동위원회에 일괄 쟁의조정신청을 냈다.

구조조정 저지와 국.공립병원의 퇴직금 누진제 폐지 반대 등이 쟁점인 보건의료노조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곧 쟁의조정신청을 낸뒤 6월13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공공연맹의 경우 전체 120개 사업장 가운데 70개 노조가 교섭권을 위임한 상태이며 한국전력기술노조, 지역난방공사노조, 한국냉장노조, 석탄합리화사업단노조 등이 민영화저지를 내걸고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도 교섭권을 공공연맹에 위임한 상태에서 쟁의조정신청을 냈으며 정리해고를 앞둔 사회보험노조와 114 안내 분사로 투쟁에 돌입한 한국통신 노조 등도 6월 투쟁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노총의 경우 28일 산별대표자회의를 열고 올해 `공동임투'를 최대 과제로 설정, 6월 17일 서울역에서 1만명이 참여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노총 산하 조직 가운데 직장의보가 내달 1일 파업돌입을 선언한 상태이며,금속, 화학, 고무산업, 출판 등 제조연대 소속 노조도 일괄 쟁의조정 신청을 낼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노동계의 활발한 듯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6월 연대파업의 강도나 범위 등은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경기침체로 인해 일선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가 낮아져 임.단협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오히려 고용안정에 대한 요구는 거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올해 노동계의 연대파업을 이끌어 갈 핵심 사업장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고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예년의 경우 지하철 등 공공부문 노조나 자동차 등 대규모 사업장이 중심이 돼 투쟁을 전개하고 다른 노조들이 시기를 맞추어 투쟁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춘투'가진행됐지만 올해에는 아직 `핵심' 사업장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따라서 노동계의 6월 연대파업은 주말을 이용한 대규모 집회 형식에 그치고 대신 구조조정 사업장을 중심으로 일부 과격 양상의 투쟁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계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상당수 일선 사업장에서 임.단협이 늦어지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에 대한 요구가 거세 예년보다 임.단협을 둘러싼 파업 등 극한 상황은덜하겠지만 정리해고 등 일부 구조조정 사업장의 경우 격렬한 양상이 발생할 수도있다"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