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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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걸어 왔고 또 꽤 먼 길을 걸어가야 한다. 우리는 모두 자기 식대로 자기 몫의 삶을 연주한다. 속도에 대한 맹종은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보이지 않는 공통의 끈이다.

아스팔트 길에만 익숙한 성마른 현대인에게 참나무 오솔길을 따라 걷는 일은 일종의 반역이다. 간혹 구름 위로 살포시 드러난 햇살처럼 길을 걷노라면 매몰돼 있던 소망과 자유에 대한 꿈들이 다시 솟아난다.

길은 전혀 예기치 못했던 것을 우리 앞에 펼쳐 보일 수도 있다. 지난해 같은 제목으로 펴낸 1권에서 '느림의 철학' 을 선보였던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상소가 두번째 연작 에세이집을 펴냈다.

길을 테마로 한 '느림의 미학' . 바쁘게 살아오면서 놓친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 준다. 저자는 말한다. 길을 걸으며 나는 한 마리 새가 된다고. 새로 시작한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몸짓이다. 참된 길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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