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재활용에 앞장선 휴렛 패커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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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즈빌에 있는 휴렛-패커드 회사(HP)의 재활용 공장은 수거된 개인용 컴퓨터(PC), 서버, 프린터 등을 수시로 거대한 기계로 때려 부순다. 다른 기업들이 전혀 관심을 쏟지 않고 있는 이런 재활용분야에서 HP는 다른 기업보다 선두에 서 있다.

이에따라 이 공장의 소음은 대단하다. 그러나 이 공장의 거대한 기계는 하이테크 기업세계의 조용한 부름에 부응해 일을 하고 있다. 조용한 부름이란 PC와 기타 전자제품을 제대로 처리해 재활용하자는 것이다. 이 제품들은 유해한 화학물질을 갖고 있는데도 그 동안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HP는 지난 97년 재활용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의 목적은 PC나 기타 전자제품이 그냥 내다버릴 수 있는 물건이 아닌 만큼 제대로 처리하자는 데 있다.

컴퓨터 모니터의 음극관은 납, 수은, 카드뮴 등이 들어 있어 특히 해롭다. 캘리포니아주는 올해 이 음극관을 '위해한 쓰레기'로 선언했다. 따라서 이 음극관은 그냥 땅에 묻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더 처리가 어렵다. 그러나 HP는 몸소 이런 유해물질을 수거, 처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HP의 재활용 사업이 훌륭한 사업이라고 말하면서도 다른 기업은 아직 이 문제에 정면대응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못쓰는 PC나 가전제품 등의 수거비용이 너무 비싸고 수거 체제가 단일화돼 있지 않아 다른 업체들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밝혔다.

HP는 재활용 처리 물량이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 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재활용관련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에게서 수백통의 전화를 받는다고 레베카 로보이 대변인은 말했다. 이와 함께 기술연구회사인 스탠퍼드 리소시즈는 오는 2007년까지 PC 5억대가 폐기처분될 것으로 전망했다.

HP는 자사 제품을 비롯해 폐기 컴퓨터를 대당 13-34 달러를 받고 수거한다. 폐기 컴퓨터 처리에 필요한 비용으로 충당하기 위해서다. HP는 먼저 재활용 컴퓨터를 검사한 뒤 수리후에 재판매할 지 또는 폐기 공장에 보낼 지 여부를 결정한다.

HP는 귀금속은 수거해 재활용하고 잘게 부수어진 플라스틱 조각은 제련소에 땔감용으로 보낸다. 심지어 부수는 과정에서 나오는 먼지까지 제련소로 보낸다. 컴퓨터의 각 부분은 재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기 때문에 땅에 묻을 물품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로즈빌< 미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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