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반 컬렉션] 관현악 모음곡 '셰헤라자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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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말 러시아에서 발급된 주민등록증에는 그 사람의 직업까지 적어넣도록 되어있었다. 하지만 '음악가' 라는 직업은 없었다.

음악은 부업이나 취미정도로 여겼다는 얘기다. 발라키레프(철도공무원) .보로딘(화학자) .퀴(공병장교) .무소르그스키(공무원) .림스키 코르사코프(해군장교) ….

차이코프스키 이전 러시아 음악계를 이끌었던 이른바 '러시아 5인조' 도 예외는 아니었다.

림스키 코르사코프는 해군 군악대에서 악보정리와 편곡 일을 맡았다. 하지만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하다시피한 그는 1873년 제대 후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 교수로 강단에 선 후 학생들을 가르치느라 애를 먹었다.

관현악 모음곡 '셰헤라자드' (1888) 는 해군 사관후보생 시절 태평양과 지중해를 항해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이 곡은 '천일야화' 에서 소재를 따온 '바다와 신밧드의 배' '칼렌더 왕자의 이야기' '젊은 왕자와 공주' '바그다드의 축제, 바다, 배의 난파' 등 4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찰스 매커러스 지휘의 런던심포니의 녹음(텔락) 은 풍부한 선율과 화려한 음색으로 극적인 분위기를 잘 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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