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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한국女집서 자살한 남성 사건, 그 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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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날이 얼마나 많았는지….”

 캄보디아 프놈펜의 프레소 교도소에서 살인 누명을 쓰고 13개월간 수감생활을 하다 28일 풀려난 김모(37·여)씨와 조모(32·여)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두 여성이 이국 땅 감옥에 갇힌 것은 지난해 6월. 40대 한인 남성의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면서다. 김씨와 알고 지내던 이 남성은 새벽쯤 두 사람이 함께 사는 프놈펜의 한 아파트를 찾았다.

김씨는 “ 화장실에 들어간 남자가 한동안 기척이 없어 문을 열어 보니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통상 자살하면 목에 U자형 자국이 나는데 이 남자는 그런 모양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JTBC가 취재에 나서면서 이들의 운명이 바뀔 조짐이 나타났다. 이들의 사연을 접한 JTBC는 캄보디아 현지로 취재진을 보내 수사의 허점 등을 꼼꼼히 취재했다. 이어 이들의 무죄 가능성을 시사 프로그램 ‘탐사코드J’를 통해 보도했다.

이후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보도 내용에 공감한 외교통상부 의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본격적으로 사건을 검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남자의 목에 난 자국은 전형적인 자살의 상흔임을 밝혀 이를 캄보디아 재판부에 제출했다.

 두 번이나 선고 공판을 늦추며 고민하던 캄보디아 재판부는 마침내 28일 선고 공판을 통해 이들에게 살인의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성훈 JTBC 기자

JTBC 보도 뒤 살인 누명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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