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극장가] 전쟁과 공포 그리고 사랑

중앙일보

입력

영화팬이라면, 특히나 호러를 좋아한다면 19일 주말이 기다려질 것이다. 공포영화의 교과서로 불리는 '엑소시스트' 디렉터스컷이 개봉한다. 이밖에 개봉예정 작품들 중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쟁 영화 한 편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로맨스 영화 두 편을 추천한다.

◇ 놓치지 말자 '엑소시스트'

아는 사람이 많겠지만 영화는 평화롭던 가정의 어린 소녀에게 악령이 깃들며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28년전 작품이지만 완성도가 뛰어나 지금 봐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TV에서 봤다"는 얘기는 하지 말라. 원작보다 11분 늘어난 감독판 버전이며 음향효과를 보강해 더욱 무서워졌다. 악령들린 소녀 리건이 몸을 거꾸로 한 채 계단을 기어 내려가거나 십자가로 자위를 하는 등 삭제됐던 부분들을 고스란히 살렸다. 감독 스스로 "영적인 깊이와 공포의 무게가 더해졌다"며 흡족해 했다.

73년 개봉 당시 공포 영화로써는 경이적인 1억 6천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렸고 지금도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에서, 올해 3월 프랑스에서 재개봉했을 때도 정상을 차지했던 '검증된 작품'이다.

◇ 영웅이 된 저격수 '에너미 앳 더 게이트'

귀신같은 사격 솜씨 덕택에 국민적인 영웅이 된 러시아 저격수 이야기다. 사기가 충천해진 러시아군에 맞서 독일군도 최고의 저격수를 파견하고 쫓고 쫓기는 두 사람만의 전쟁이 시작된다.

스케일 큰 초반부 전투 장면은 병사 두 사람에 총 한자루만이 쥐어지는 전쟁터의 불합리성과 처절함을 잘 보여준다. 이어 저격수들간의 긴장감 넘치는 대결이 벌어진다. 여기에 전쟁터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갈등 등이 섞여 들며 딱딱함과 지루함을 없애준다.

'타이타닉' 의 음악을 맡았던 제임스 호너가 전장의 비장함을 음악으로 들려준다. 전쟁영화답게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봐야 제맛을 느낄 작품이다.

◇ 수채화처럼 깔끔한 '첫사랑'

화면이 예쁘고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 좋은 깔끔한 작품. 위암에 걸린 엄마를 위해 엄마의 첫사랑을 찾아 나서는 17세 소녀의 여행이다. 소박한 '첫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해 냈다.

주인공 소녀역을 맡은 다나카 레나의 귀엽고 매력적인 모습에 국내에도 팬들이 생길 듯. 최근 몇년 사이 일본의 각종 신인상을 휩쓴 주목받는 스타다. '화이팅 에츠코' 'GTO'등의 작품에도 출연했지만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다.

◇ 가볍게 즐기는 '웨딩 플래너'

왠지 맥 라이언을 떠올리게 만드는 로맨틱 코미디. '웨딩 플래너'는 혼수·결혼식·신혼 여행까지 만만찮은 결혼 과정을 대신 챙겨주는 사람이다.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고 막상 자기는 결혼을 못하던 웨딩 플래너가 하필이면 고객의 애인과 사랑에 빠졌으니.

그 다음 벌어지는 일들이야 뻔하니까 특별한 뭔가를 기대하지는 말자. 대신 제니퍼 로페즈가 기대 이상으로 깜찍한 연기를 선보인다. 주인공의 직업이 직업인 만큼 영화 속에 등장하는 화려한 결혼식 장면은 부록으로 얻을 수 있는 즐거움.

그 밖의 영화들

'3000마일'은 초반부엔 화려한 스타일의 메가톤급 액션을 보여준다. 뒤로 갈수록 스토리가 산만해지는 것이 아쉽다.

'웨어 더 머니 이즈'는 폴 뉴먼이 마지막 한탕을 노리는 강도로 등장하는 코믹한 도둑들의 영화. 폴 뉴먼의 연기 하나는 볼만하다.

보다 자세한 영화 정보 읽기

◇개봉 예정작

'엑소시스트'

'에너미 앳 더 게이트'

'첫사랑'

'웨딩 플래너'

개봉예정 작품 전체 리스트…

◇현재 상영작

'친구'

'파이란'

'프린스 앤 프린세스'

'엑소시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