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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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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십년(權不十年). 달도 차면 기울 듯 권력은 10년을 넘기기가 쉽지 않을 만큼 덧없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가 그렇다. 증권시장도 영고성쇄를 반복한다. 어제의 신데렐라가 오늘은 인기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진다. 그런 속에서도 세월의 부침을 이겨낸 장수상품은 있기 마련이다. 물론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장수상품의 특징은 시류를 좇지 않고 자기만의 투자원칙을 고집하며 외길을 걷는다는 점. 단기간 반짝 인기에 연연해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수익이 낮은 것도 아니다.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내며 변함없는 투자자의 사랑을 받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 마이스터 증권펀드’가 그런 장수상품 중 하나다. 1999년 처음 설정됐으니 올해로 꼭 13년 됐다. 누적수익률은 1년 10.3%, 3년 35.6%, 5년 31.4%로 투자기간이 길수록 숙성효과가 나타난다. 코스피는 5년 동안 6.45% 상승에 그쳤다. 이펀드의 장수·고수익 비결은 뭘까. 한국투신 운용은 장세에 흔들리지 않고 성장과 가치의 균형을 잡아가며 간결한 포트폴리오로 일관된 운용전략을 구사한 덕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론 투자자산의 70%를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30%는 시장 환경에 맞는 종목으로 구성해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지배구조가 안정적이고 미래 성장가치가 있는 종목 중심으로 투자하되, 과감한 업종별 투자비중 조절을 통해 시장의 흐름을 따라간다는 것이다. 이 펀드는 20년 이상 경험을 쌓은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영석 상무가 2006년부터 7년째 운용의 키를 쥐고 있다.

장기트렌드에 포커스를 맞춰 빈번한 매매를 지양하기 때문에 거래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도 수익성 제고의 배경이다. 펀드매니저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더불어 ‘바텀 업’ 운용전략은 장단기적인 성장과 가치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즉, 내부의 리서치 조직을 활용해 종목 발굴과 적정주가 분석 작업을 한 다음 주요 경제 및 증시변수에전략적으로 접근해 수시로 자산배분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한국투자 마이스터 증권펀드의 목표는 1등이 아니다. 1등이 되기보다는 장기 안정적인 성과를 유지해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는펀드를 추구한다. 위험을 최소화해 적정수익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는 투자원칙을 고집하기 때문에 적립식 투자자에게 알맞다. 이영석 상무는 “업황 회복에 따른 수혜종목과 업종도 장세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간 것이 우수성과를 내는데 유효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균형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큰 흐름에 부합하는 종목과 저평가 주식에 압축투자하는 등 공격적 운용을 병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명수 기자 seo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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