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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신발, 내년에도 새 것처럼 신으려면

중앙일보

입력

여름과 가을 사이 주부는 철 지난 계절용품을 정리하느라 바쁘다. 얇은 옷을 넣어두고, 가을 커튼을 다는 데 신경 쓰다 보면 자칫 신발장 정리에 소홀할 수 있다. 샌들·레인부츠·여름용 슬리퍼?. 여름 한철 요긴했던 신발,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달라진다.

 회사원 이은희(31·관악구 인헌동)씨는 올해 새로 산 고가의 여름샌들을 어떻게 보관할 지 고민이다. 이씨는 “지난해에는 여름용 가죽 샌들을 잘못 뒀다가 모양이 틀어져 신지 못하고 버렸다”며 “비싼 신발이라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여름 신발을 제대로 보관하지 못해 수명을 단축시키는 경우가 많다. 신발 편집매장 ‘폴더’의 마케팅 매니저 김요셉씨는 “같은 신발이라도 보관방법에 따라 수명이 3배 이상 차이 난다”며 “신발은 소재에 따라 관리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여름신발 내년에도 새것처럼 신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여름에 흔하게 신는 버켄스탁과 같은 코르크 샌들을 보관할 때는 ‘물’을 조심한다. 코르크는 특히 물과 염분에 약해 틀어질 수 있다. 바닷가에서 신었다면 마른 수건으로 물기와 소금기를 제거하고 그늘에서 말린다. 보관할 때 바닥은 물세탁을 하지 말고 물수건으로 닦는다. 스웨이드 재질 부위에 묻은 얼룩을 없애려면, 솔로 먼저 먼지를 털어내고 약국에서 파는 거즈에 알코올을 묻혀 두드리듯 한 방향으로 닦는다. 냄새가 심하면 가죽샴푸로 문질러 간단히 세탁한 후 그늘에 말린다.

 여성에게 인기가 있는 라피아(나무에서 채취한 엽맥섬유) 소재 웨지힐은 특성상 얼룩지기 쉽다. 비 오는 날이나 물가에서 신는 일은 가급적 피한다. 이미 얼룩이 생겼다면 젖은 천으로 닦고 그늘에서 말린다. 라피아는 마찰로 인한 손상이 크기 때문에 얇은 신문지 등으로 감싸 신발장에 보관한다.

 흠집이나 마모, 습기를 모두 조심해야 하는 게 우드굽 샌들이다. 평소 예방차원에서 투명 매니큐어나 방수 스프레이로 굽에 코팅을 해 신으면 좋다. 스트랩 샌들의 경우는 잘 말리지 않으면 외피 코팅이 마모되거나 냄새가 날 수 있다. 외출 후에는 신문지를 인솔에 구겨 넣고 햇빛에 말린 다음 보관하는 습관을 들인다.

 장마철에 유용한 고무소재 레인부츠는 겉면이 빗자국 얼룩으로 지저분해지기 마련. 간단하게는 사용직후 마른 수건으로 닦아 내는 게 방법이다. 보다 심한 오염은 중성세제로 닦아주면 감쪽같다. 합성고무는 뒤집어서 말리면 더 보송보송해진다. 반면 천연고무는 직사광선에 변형 혹은 변색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그늘에서 말린다. 잘 건조한 레인부츠 안에 신문지를 말아 넣어두면 모양이 유지되고 탈취·제습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이때 신문지 한 장은 납작하게 만들어 부츠의 앞코에까지 들어가게 한다. 같은 고무소재로된 젤리슈즈도 마찬가지다. 샤워기로 얼룩을 씻어주고 털어서 그늘에 말려 보관해야 내년에도 새것처럼 신을 수 있다.

 천연 가죽 소재의 신발은 일주일에 한 번씩 신발 표면을 전용 크림으로 닦아준다. 특히 소가죽 중 에나멜이나 우레탄 코팅이 된 가죽 제품은 기온에 민감해 갈라짐이 발생하기도 한다. 습도, 온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마른 천에 구두약을 발라 외피부분을 가볍게 손질한다. 세무, 누벅, 스웨이드 가공의 양가죽 제품은 전용 솔에 핸드클리너를 발라 한쪽 방향으로 닦아준다. 곰팡이가 생긴 신발은 그늘에서 말린 다음 천으로 살살 비벼 털어 내거나 암모니아 희석 용액을 수건에 묻혀 두드리듯 닦아준다. 비 오는 날 방수제를 미리 발라주면 가죽신발을 오래 신을 수 있다.

 천 소재로 만들어진 보트슈즈나 캔버스화 신발은 물에 젖은 상태로 방치하면 탈색되거나 재질이 변질된다. 세탁할 때 소금과 식초를 조금씩 탄 물에 잠시 담가두면 물 빠짐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세탁 후 반드시 그늘에서 말리고, 보관할 때는 신발 안쪽에 신문지를 구겨 넣어 형태를 잡아준다.

<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 일러스트="박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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