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핵심설비 일본 앞지르기 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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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타제작소가 점령하다시피한 세계 세라믹 부품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기업으로 삼성전기를 꼽을 수 있다.

삼성전기는 무라타 등 일본 업체들이 세계시장의 80%를 차지한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시장에서 지난해 13%의 점유율을 보이며 3위에 올랐다. 무라타의 최신 기술인 2.5㎜ 높이에 세라믹층을 4백층까지 쌓는 기술도 뒤쫓아갔으며, 연내 5백층 이상의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무라타가 99년 개발한 구리전극을 이용한 MLCC도 지난달 세계 두번째로 양산에 돌입했다. 이처럼 삼성전기는 무라타와 품목이 겹치는 세라믹 부품 등의 경우 6개월~1년 정도 차이를 두고 쫓아가고 있다.

무라타는 자체 기술도 강하지만 일본의 장비와 소재산업 등 부품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더욱 큰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아직 핵심설비와 소재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무라타를 앞지르기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이런 약점 때문에 삼성전기는 세라믹 부품이라는 무라타의 '선택과 집중' 정책보다는 다양화 쪽에서 나름대로 경쟁력을 찾고 있다.

무라타가 만들지 않는 셋톱박스.FDD(플로피 디스크 플레이어) 등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1백70개 품목 2만5천여가지 제품을 생산하는 종합부품 업체를 지향한다.

◇ 다음 회는 10대 업종 가운데 두번째로 전자상거래 산업을 다룹니다. 국내 전자상거래 산업의 실태와 육성방안, 현재까지 전자상거래의 교과서로 인정받고 있는 미국 이베이(e-bay)벤치마킹을 두차례로 나눠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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