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남자부 '삼성 독주' 여자부 '안개속

중앙일보

입력

정규리그 막바지에 접어든 2001 배구 V-코리아 세미프로리그의 판도가 `남자는 삼성 독주, 여자는 안개속'이다.

남자부는 삼성화재의 독주가 올해 슈퍼리그에 이어 계속되고 있는 반면 여자부는 서로 물고 물리는 혼전 양상을 띠어 사뭇 대조적이다.

우선 슈퍼리그 5연패 위업을 이룬 삼성화재는 용병이 가세한 현대자동차의 저항을 뿌리치고 일찌감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할 만큼 최강의 전력을 뽐내고 있다.

신진식, 석진욱의 레프트 공격과 그물망같은 수비가 여전하고 슈퍼리그서 부진했던 라이트 김세진과 센터 신선호가 살아나 무패우승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태. `삼성타도'를 노리는 현대자동차는 요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진리를 절감하고 있다.

이웃 일본리그에서 세계최고의 실력을 검증받은 길슨을 거액에 데려왔지만 시원치 않은 세터들 때문에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번번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길슨이 낮고 느린 데다 정확성도 부족한 토스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라며 "이제 현대차가 기댈 곳은 보다 정확한 토스를 위한 안정된 서브리시브 밖에없다"고 잘라 말한다.

삼성화재가 독주하는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는 아직 챔피언전 직행팀이 나오지않을 정도로 춘추전국의 혼란에 빠져 있다.

선두 현대건설은 도로공사에 3연승했으나 담배인삼공사, LG정유와는 1승씩을 주고 받았고 2위 담배공사는 3위 LG정유에 2연승했으나 4위 도로공사에 덜미를 잡히는등 예측불허의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오는 18∼20일 목포에서 열리는 3라운드 경기가 끝나봐야 포스트시즌의윤곽이 드러날 정도. 여자부 혼전은 슈퍼리그 후 휴식기 없이 참가한 데 따른 피로누적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여자선수들의 경우 남자보다 체력이 못한 터에 다시 장기레이스를 갖다보니 제실력 발휘가 어렵다는 게 감독들의 설명이다.

이세호 KBS 해설위원은 "예상대로 체력이 정규리그 막판에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며 "플레이오프행이 유력한 팀들은 장기적 안목을 갖고 체력 안배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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