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친정 울린 신범철의 선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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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이미 전반 10분쯤에 예견됐다. 두 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하는 부산으로서는 총공세를 펼칠 수밖에 없었고, 전반 초반 거세게 몰아붙이는 데 성공했다.

우성용과 마니치 외에 하리까지 최전방에 포진시킨 부산은 전반 10분 하리-우성용-이기부로 이어지는 절호의 선취골 기회를 잡았다.

구덕운동장에 모인 3만여 관중이 "골인" 이라고 외치는 순간 수원 골키퍼 신범철의 다이빙이 빛났다.

만일 이때 골인이 됐더라면 경기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초반 득점에 성공한 부산은 더욱 파상공세를 펼쳤을 테고, 두 골차 이상 승리까지도 바라볼 수 있었다.

거의 들어간 것과 다름없는 볼을 건져낸 수원과 허탈감에 빠진 부산 선수들의 몸놀림은 현격하게 차이가 났다. 7분 후 수원 산드로의 첫 골은 고종수의 멋진 공간패스에 의한 것이었다.

넣을 골은 못 넣고, 오히려 쉽게 골을 내준 부산 선수들은 이후 신경질적으로 파울을 남발했다.

TV 해설자가 "우승컵을 거부한다" 고 할 정도로 부산의 골은 터지지 않았고, 그 중심에는 부산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신범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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