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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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기출문제를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데에 수시합격의 열쇠가 있습니다.” 권준호(19·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1), 조대건(19·가톨릭대 생명과학과 1)씨가 입 모아 강조했다. 권씨는 지난해 일반 전형에서, 조씨는 전공적성우수자 전형으로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이들이 자신들의 수시준비 경험담을 풀어냈다.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1학년 권준호씨

“논술모의고사와 기출시험지는 버리지 말고 한 곳에 정리하세요, 수능이 끝난 후 맞춤형 참고서가 됩니다.” 권씨의 조언이다. 그는 출제방향과 문제유형 파악을 위해 대학별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연습했다. 이 과정을 통해 “연세대는 수리과학형 논술, 고려대는 학과마다 다른 문항 출제, 성균관대는 개념의 정확성, 한양대는 수학적 개념의 이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본인에게 유리한 방식의 대학을 결정할 수 있었다.

평소 과정의 이해를 중요하게 여기는 습관도 논술준비에 많은 도움이 됐다. 수학공식을 외우기 보단 그 공식이 어떤 과정으로 도출됐는지 하나 하나 증명하면서 이해하는 습관을 길렀다. 공식을 증명할 때도 모범답안에 의존하지 않았다. 항상 다른 접근과정을 생각했다. 수리논술은 답을 도출하는 과정이 하나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과탐논술이었다. 평소 외워야 하는 과목은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상위권 대학이 수리와 과탐 통합형 논술이라 포기할 수도 없었다. 대학별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자신의 답안과 해설지를 비교해 부족한 개념을 찾아냈다. 이를 교과서와 참고서로 보충하면서 과탐논술을 준비했다. 자신의 논술답안을 모범답안과 비교해 출제자의 시각에서 직접 채점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반영해 2번 이상 풀이과정을 반복했다. 권씨는 “어느 순간 모범답안과 비슷한 형태로 답안이 다듬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논술 뿐 아니라 최저학력기준 충족여부도 중요한 만큼 남은 기간 수능 준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대 생명과학과 1학년 조대건씨

“전공적성 대비를 위해 수능준비에 20%, 전공적성을 80%의 비율로 배분했죠” 조대건씨는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수리 성적이 저조해 전공적성으로 방향을 바꿨다. 한 대학의 기출문제를 별다른 준비 없이 풀었는데 합격선에 근접한 점수가 나왔던 것도 이 같은 선택을 거들었다. 시중에 나와있는 전공적성 문제집 7권을 구입해 1권을 1주일 간격으로 총 3번씩 반복했다. 문제집은 학교별로 5개년 기출문제만 수록된다. 그는 “적성문제는 기존의 문제가 약간 변형되거나 동일하게 출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5개년 이전의 기출문제도 풀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적성문제는 교과과정 위주로 출제되는 교과적성과 IQ 테스트 유형인 순수적성의 2가지 형태다. 그는 “대학별로 두 가지 유형이 혼합 출제 된다”며 “자신이 유리한 유형의 출제 비중이 높은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합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공적성은 제한된 시간 동안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 가톨릭대는 80분 동안 120문제가 출제된다. 시간관리가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조씨는 학교별 기준시간에서 10분을 줄여 연습했다. 문제를 접하고 풀이 가능 여부를 3초안에 결정하는 연습에 집중했다. 이 같은 방식은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됐다. 시험 종료 10분전까지 자신이 풀 수 있는 문제를 최대한 마무리 하자 편안한 마음에 남은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것. 그는 “모든 문제를 다 풀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맞출 수 있는 문제는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김만식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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