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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지원, 스펙 관리 … 학부모 500명 입시 기본기 닦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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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9시 강남구민회관. 학부모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 강남서초송파&과 디스쿨이 공동으로 주최한 ‘열공콘서트-초·중학부모를 위한 대입설명회’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다. 3일과 10일에 이어 세 번째 이뤄지는 강연이었다. 강연은 10시에 시작하지만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학부모들의 발길이 아침 일찍부터 이어졌다. 그들은 “마지막 1분 1초까지 강연을 제대로 듣고 마음 속에 새기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글=전민희 기자 , 사진=김진원 기자

강남구민회관 500여 석의 좌석을 가득 채운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그들은 입시 정보에 목말라 있었다. 입시설명회는 많지만 대부분이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설명회장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수학에서도 덧셈·뺄셈을 알아야 인수분해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입시정보에도 기초가 필요한 것 아니냐”며 “입시의 기본부터 이해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고교 입시전략 가이드 (휘문고 신종찬 교사)

“고교 선택할 때 자녀 성향 파악 필요” 학부모들이 자녀가 진학할 고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대학진학률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자녀의 성향이다.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하는 아이는 무조건 과학고나 영재학교 진학을 준비시킨다. 그러나 전 과목을 두루 잘하는 학생이라면 오히려 전국단위 모집 자율고에 진학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과학고·영재학교는 수학·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학생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이다. 고교 선택 전에 자녀가 좋아하는 과목과 흥미 있는 분야를 살피는 게 필요하다. 그 뒤에 진학을 염두에 둔 고교의 특징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외국어고는 보통 여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최상위권 대학의 진학 노하우를 갖고 있다. 과학고·영재학교는 남학생 비중이 높고,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에 강점이 있다. 전국단위 모집 자율고는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갖고 있고, 지역단위 선발 자율고는 중상위 수준의 학생들이 모인다.

 
대입의 기본 틀 (문일고 김혜남 교사)

“입시 용어 알아야 전략 수립 가능” 수능성적표에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표시된다. 용어의 의미를 알지 못하면 전략수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표준점수는 영역별로 자신의 성적이 수능응시생들의 평균점수와 비교해 어느 위치에 있는 지를 나타내는 기준이다. 원점수가 같다고 해도 응시생들의 해당 영역 평균점수가 낮고, 표준편차가 작으면 표준점수는 높아진다. 반면 자기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집단의 비율을 수치로 표현한 백분위는 난이도에 관계없이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대학에서는 언어·수리·외국어의 경우 표준점수를, 탐구영역은 백분위를 반영한다. 2014학년도 입시부터는 수능이 A·B형으로 나뉜다. A형은 쉽게, B형은 현재의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수능이 쉬워지면서 학생들은 논술고사에 좀더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정시와 수시 개괄 (대성·티치미 입시전략연구센터 김찬휘 센터장)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점수가 당락 좌우” 대학입시는 크게 정시와 수시로 나뉜다. 정시는 가·나·다군으로 나눠져 있으며 수험생들은 모집군별로 1차례 지원할 수 있다. 정시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서울대를 제외하곤 대부분 대학이 수능과 내신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상당수 대학이 수능점수만으로 모집정원의 50~70%를 선발하는데, 이를 ‘우선선발’이라고 한다. 나머지 정원은 수능과 내신점수를 합산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일반선발’이다. 그러나 대학들이 내신등급 간 환산점수차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정시모집에서는 수능이 당락을 좌우한다. 수시는 논술·학생부·적성검사·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세분화되는데, 논술 중심전형의 선발비중이 가장 높다. 일반고 학생들이 수능 제2 외국어 과목을 선택할 때 주의할 게 있다. ‘외국어고에 개설된 전공과목은 절대 선택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서울대 지원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한문과목도 마찬가지다.

 

‘열공콘서트-초·중 학부모를 위한 대입설명회’에 500여 명의 학부모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대학 입시의 기초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와 학생부 관리 한국외국어대 이석록 입학사정관)

“입학사정관제 공략, 화려한 스펙보다 스토리” 수시모집 정원의 20% 정도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선발된다. 입학사정관 전형의 경우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포트폴리오 등을 근거로 학생을 평가한다. 가장 중요한 건 학교생활기록부다.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내신성적은 물론, 교내 수상 경력과 봉사, 동아리 활동, 출결사항 등을 꼼꼼하게 평가한다. 자녀의 학교에 학교생활기록부를 충실히 작성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게 학부모의 몫이다.

 최근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전공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일관성 있는 교내활동, 발전가능성을 고루 갖춘 학생이 뽑힌다.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수상경력’의 경우 ‘전공과 관련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고 단언한다. 교내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았을 때는 그와 관련한 내신성적이 뒷받침돼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모범상·효행상 등은 지원자의 인성을 평가하는 요소지만, 의미 없는 수상인 게 확인되면 오히려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

논술전형의 이해와 전략 (중동고 안광복 교사)

“논술전형 도전하려면 수능등급부터 올려야” 논술전형은 ‘논술+내신’으로 학생을 뽑는다. 대부분 대학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수능 2개 영역 2등급 확보가 힘든 학생들은 논술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합격이 불가능하다. 논술은 주어진 지문을 읽은 뒤 내용을 요약하고, 비교·분석한 후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평소에 긴 글을 읽고 키워드를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대학별 논술고사의 특징을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문계의 경우 수학에 강한 학생이라면 성균관대를 비롯한 수리논술이 있는 대학에, 영어를 잘 하는 학생이라면 한국외대·경희대 등 영어제시문이 출제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 수능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우선선발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수능학습에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다.

의대와 SKY대 입학 전형 (인천하늘고 주석훈 교감)

“정원 늘어난 의·치의대, 전략적 지원 필요”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은 지난해와 방식이 같다. 학교별 추천 인원은 2명이고, 서류평가와 면접을 통해 학생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수능 2개 영역 2등급 이내’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시켜야 최종 합격할 수 있다. 서울대 일반전형은 특기자 전형에서 명칭을 바꿨다.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며, 면접이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2013학년도부터 의과대와 치의대의 학부정원이 대폭 늘어난다. 하지만 올해 수시 지원횟수가 6회로 제한되면서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학생부 성적에 자신 있으면 학생부 100%로 일괄 전형하는 대학이 유리하고,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에 지원할 때는 1단계 선발배수가 3배수 이내인 대학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학생부 교과 성적이 낮고, 수능 성적이 잘 나올 때는 높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대학에 지원하면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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