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팻 라일리 VS. 제프 밴 건디

중앙일보

입력

1. 짧은소개

팻 라일리 감독과 제프 밴 건디 감독은 동부 컨퍼런스의 마이애미 히트와 뉴욕 닉스의 사령탑이다. 감독과 코치로 시작된 두 감독의 인연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LA 레이커스에서 '쇼타임' 농구를 선보이며, 전성시대를 열어갔던 라일리는 전통의 뉴욕 닉스 감독 부임후 두드러지는 팀 칼러와 좋은 성적을 거두며 NBA의 명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선 마이클 조던이 이끄는 시카고 불스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

결국 94-95 시즌이 끝난후 닉스 감독직을 사임하고, 마이애미 히트로 옮기게 된다. 결국 닉스의 감독이 돈 넬슨 (현 매버릭스 감독) 으로 바뀌게 되었고, 넬슨 역시 1년 반만에 성적부임으로 퇴진하게 된다.

결국 89년부터 닉스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재직하고 있던 제프 밴 건디가 시즌 중반 넬슨을 이어서 감독직을 맡게 된다. 밴 건디의 출발은 썩 좋지 못했다. 감독 부임 초창기에는 팀의 잠재력에 비해 떨어지는 정규 시즌 기록으로 인해 경질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팀이 좋은 활약을 보임으로써 현재는 확실한 지지기반을 다진 상태이다.

2. 코칭 스타일

팻 라일리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감독이다. 특히 선수들에게 쉴 새 없는 훈련을 요구하는 맹장으로 알려져 있다. 밴 건디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감독이 팻 라일리인 만큼 이 두 감독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수비를 중시하는 농구가 바로 그것이다. 뉴욕 닉스와 마이애미 히트는 리그에서 가장 수비가 뛰어난 팀으로 꼽힌다. 두 감독이 수비를 중시한다는 점은 몇 가지 현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첫째로 신인 선수 기용을 꺼린다는 점이다. NBA의 대부분의 루키의 경우 기존 선수에 비해 수비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대학농구에 비해서 NBA는 대인방어에 한정되어 있고, 부정수비가 존재하는 등 수비 시스템이 변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NBA 레벨의 수비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둘째는 수비형 선수에 대한 선호를 들 수 있다. 닉스가 이번 시즌에 영입한 글렌 라이스나 마이애미가 영입한 세드릭 세발로스는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하지만, 공격에 비해 수비력이 처지는 경향이 있다. 팀 디펜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 팀에서 이 선수들은 이번 시즌 크게 중용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한 선수 기용이 공격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

라일리가 카리스마를 가진 맹장이라면, 밴 건디는 선수들을 잘 이해하는 덕장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간혹 선수들 사이에서 다툼이 일어날 경우 자신에 비해 두, 세배는 큰 선수들을 직접 뜯어 말리는 모습은 감독의 권위와 체통을 떠나서 그의 선수를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준다.

또한 상대 팀에 대한 치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있다. 이는 한번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으로 알 수 있다.

3. 00-01 시즌 리뷰

팻 라일리와 제프 밴 건디에게 있어서 이번 시즌은 가장 큰 아쉬움이 남는 시즌일 것이다.

마애미미는 주전 센터 알론조 모닝이 결장한 상태에서 선전을 펼치며, 50승 32패로 동부지구 3위에 랭크했고, 뉴욕은 주전들의 잦은 부상과 정규 시즌에 강하지 못한 특징을 보여주며 48승 34패를 기록하며 4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두 팀 모두 이번 플레이오프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마이애미는 정규시즌 막바지에 알론조 모닝이 복귀함으로써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고, 플레이오프에서 전통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뉴욕으로선 지난 시즌의 아쉬운 동부 결승 탈락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두 팀의 플레이오프 성적은 기대 이하에 머물고 말았다. 마이애미는 6번 시드 샬럿을 맞아, 0승 3패로 완패 하는 수모를 겪었다. 뉴욕 역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가볍게 제압한 전적이 있던 토론토를 맞아 5차전 접전 끝에 패배를 하고 말았다.

이번 1라운드 탈락으로 인해 두 감독의 입지는 어느 정도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놓고 보면, 두 팀 모두 부상과 불운을 앉고 싸웠다는 점을 감안해야할 것이다. 또한 두 감독을 대체할만한 인재를 찾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닉스와 히트 두 구단이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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