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 투수왕국 재건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의 마운드가 옛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투수왕국'의 명성을 누렸다가 올시즌 초반 임선동의 부상공백 등 악재가 겹쳐 붕괴위기를 맞았던 현대 투수진이 선발-중간-마무리의 짜임새를 갖춰가며 팀이 10일까지 17승14패로 공동 3위에 올라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현대 마운드는 에이스 정민태의 일본진출과 중간과 후반을 책임지던 조웅천·조규제의 이적으로 어느 정도 전력손실이 예상됐지만 초반 임선동-김수경이 `동반난조'를 보인데다 마무리 위재영마저 부진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난국에 빠졌었다.

하지만 팀방어율 1위(4.01)에 자리한 현대 투수진의 저력은 쉽사리 꺾이지 않고서서히 힘을 발휘, 지난해 챔피언의 면모를 재현하고 있는 것. 선발진에서는 외국인투수 케리 테일러와 올들어 부쩍 성장한 전준호가 임선동의 초반 공백을 훌륭히 메워내고 있다.

테일러는 강속구보다는 정교한 컨트롤과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다승 및 승률공동선두(5승무패), 방어율 2위(2.45)에 각각 올라 일약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또 올들어 선발 한자리를 꿰 찬 전준호도 2승1패, 방어율 3.05로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있으며 우려되던 김수경도 10일 LG전에서 8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컨디션회복을 알렸다.

중간계투진에서도 지난해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던 홀드왕 조웅천의 역할을 신철인, 권준헌, 송신영 등 롱릴리프와 김홍집, 김민범 등 원포인트 릴리프들이 힘을 합쳐 대신하고 있다.

특히 시즌 전 활약여부가 불투명했던 권준헌, 김홍집이 최근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하는 등 조웅천의 그늘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 최근 한 몫씩을 해 주고 있다.

중간계투진이 안정을 찾으면서 마무리 위재영도 덩달아 살아났다.

고질병인 허리통증이 재발, 초반 난조에 빠졌던 위재영은 최근 통증이 잦아들고 셋업맨들의 활약으로 `1이닝 마무리' 원칙이 지켜짐에 따라 4월26일 LG전부터 7연속구원성공을 기록하며 1승8세이브로 구원선두 리베라(삼성)를 2포인트차로 추격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