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7이닝 무실점 '4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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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 같은 리드가 불안했다. 1 - 0으로 앞선 6회초 2사 1, 2루의 위기에서 상대 찰스 존슨이 좌전 안타를 때렸다. '동점' 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쳤으리라.

그 순간 홈으로 뛰어들던 2루 주자 에릭 오웬스가 게리 셰필드의 호송구에 걸려 아웃됐다. 그와 동시에 포수 채드 크루터의 뒤를 백업하던 박찬호는 두손을 마주치며 쾌재를 불렀고 크루터와도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승부의 갈림길이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LA 다저스)가 7이닝 무실점의 쾌투로 시즌 4승(3패)째를 올렸다.

박선수는 10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3안타만을 내주고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이후 10일 만에 달콤한 승리의 열매를 따냈다.

박선수는 최고 시속 1백55㎞의 빠른 공을 앞세워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1회 첫타자 루이스 카스티요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3회까지 9타자를 내리 잡아냈고 6회초 무사 1, 2루의 위기에서는 상대 4, 5번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또 상대 주자가 홈에서 아웃된 뒤에는 승리를 확신한 듯 7회초 세타자에게 모조리 삼진의 굴욕을 안겼다.

다저스는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7회말 마크 그루질라넥의 2점 홈런으로 3점차의 리드를 마련했다.

8회초 구원으로 나선 마이크 페터스가 클리프 플로이드에게 2점 홈런을 허용, 1점차로 쫓겼으나 9회 등판한 소방수 제프 쇼가 깔끔한 삼자 범퇴로 경기를 마무리, 3 - 2로 승리했다.

박선수는 무실점으로 방어율을 3.08로 낮춰 리그 방어율 '톱텐' (9위)에 진입했다. 랜디 존슨(3.26)보다 뛰어난 방어율이다. 탈삼진은 8개를 추가, 51개로 리그 4위로 올라섰다. 최근 세경기에서 눈에 띄게 직구의 비율을 높인 결과다.

박선수는 경기 후 "지난 등판에 다친 허리가 신경쓰였지만 아플 때까지만 던지자는 각오로 마운드에 올랐다. 통증은 없었고 불편하지도 않았다. 오늘 결과에 감사한다" 고 말했다.

박선수는 오는 16일 오전 7시55분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 5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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