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소병원 상당수 비약사가 조제

중앙일보

입력

상당수 중소병원들이 입원환자의 약을 약사가 아닌 사람들이 조제해 약화사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건강연대·녹색소비자연대는 2월하순부터 한달여간 중소병원 33곳과 대학병원 11곳을 대상으로 약사의 조제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9일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병원의 약사가 조제하는 비율이 가루약은 25%, 건조시럽제는 10.3%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약무보조자나 비약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특히 마약의 경우 58.6%가 약사가 맡고 있다.

반면 대학병원들은 약사가 모두 조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야간이나 공휴일에 약사가 당직근무를 하는 중소 병원이 그리 많지 않아 94.1%의 병원이 응급환자의 약 조제를 비약사에게 맡기고 있고 5.9%는 의사가 조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이나 공휴일의 입원환자에 대해서도 82.3%의 병원들이 비약사가 조제하고 있다.

심지어 G의료원은 응급환자 용 하루치 약을 미리 응급실에 비치해놓고 간호사가 투약하기도 했다.

외래환자나 입원환자의 처방전에 대해 거의 모든 대학병원들이 처방전 검사를 하고 있는 반면 중소병원들의 37~57%만이 외래환자의 처방전 검사, 조제후 약 검사, 복약지도를 하고 있다.

입원환자의 퇴원약은 7.4%만이 약사가 복약지도를 하고 있다.

이처럼 의약분업의 한 축인 약사의 역할이 사라지는 이유는 분업 후 대학병원은 23%, 중소병원은 25% 가량의 약사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중소병원급 이상 병원의 1백병상 당 약사수는 2.82명으로 미국 7.4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일본은 2.8명이다.

특히 중소병원은 1.79명, 지방공사의료원은 1.25명에 불과했다.

이때문에 하루 평균 외래환자의 처방전 오류 건수가 중소병원은 5.51건에 비해 약사들이 가루약 등을 조제하는 대학병원의 37건에 비해 턱없이 낮게 나타났다.

신성식 기자<sssh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