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길은 관리, 절영로는 보전 … 부산 ‘바다 도시계획’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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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미포·청사포·구덕포는 부산시 해운대구 달맞이 언덕 아래쪽에 있는 포구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아름다운 이들 세 포구를 잇는 길을 ‘삼포길’이라 부른다. 이 길은 ‘유명인사와 함께 걷기’ 등 행사가 자주 열리면서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으나 자연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관리연안해역에 편입되면서 관광객들의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데크 등 최소한의 편의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부산시는 연안의 효율적 보전과 개발을 위한 ‘연안종합관리계획’ 최종보고서를 채택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계획에는 부산의 해안선 431㎞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밑그림이 들어있다. 도시 개발의 큰 틀을 정하는 도시계획에 빗대 연안종합관리계획을 ‘바다 도시계획’이라고도 부른다.

 시가 마련한 연안관리계획은 부산의 연안 해역을 이용 방향에 따라 ▶이용 연안 ▶특수연안 ▶보전연안 ▶관리연안 등 4개 용도로 구분했다. 더불어 지금껏 유지되고 있는 자연 해안선을 지속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부산 북항과 남항·신항 등이 조성된 해안은 항만구역 또는 신항만 예정지역으로 지정돼 항만 기능 활성화를 위한 개발사업이 계속 추진된다. 북항과 남구 백운포, 해운대구 수영만요트경기장, 수영구 남천항 등은 요트·모터보트 계류장, 클럽하우스, 주차장 등이 있는 마리나 항만구역으로 지정된다. 이곳에는 레저와 관광 활동 지원을 위한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됐다.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 등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은 ‘해수욕장 및 모래해안’으로 규정돼 해수욕장 이외의 개발이 완전히 차단된다. 영도구 중리지구 등 10곳은 친수시설 이용지역으로 구분된다. 남구 오륙도와 사하구·강서구 낙동강 하구 일대는 해양생물 서식지 유지와 자연환경보호 정책이 추진되는 ‘해양보호구역’으로 설정된다.

 영도구 절영로 해변은 자연경관이 우수해 보전해야 할 해변으로 꼽혔다.

 자연 해안선을 유지하면서 연안 친수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는 삼포길 등 10곳의 해변이 선정됐다. 연안 친수공간으로 지정되면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용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휴양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해안으로는 자갈치시장(중구), 삼미 매립지(사하구), 송도 한진매립지(서구), 이동마을(기장군) 등이 꼽혔다.

 시는 용역 최종보고서를 바탕으로 연안종합관리계획을 곧 확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해안선 관리목표 세부 실천계획을 담은 ‘연안관리 지역계획’을 별도로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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