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LB] 2001 주간리뷰 (5) - 5월 첫째주

중앙일보

입력

1. 악몽의 시카고

LA 다저스에게 시카고는 '악몽의 땅'인가?

지난해 5월 17일(한국시간) 채드 크루터의 모자를 찾기 위해 리글리 필드의 관중석에 뛰어 들었다가 19명의 선수와 코치가 총 84경기의 출장정지를 당했던 다저스가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치욕적인 3연패를 당했다.

5일 시리즈의 1차전에서는 박찬호가 허리를 삐끗하며 가슴을 철렁하게 했으며, 다음 경기에서는 로스엔젤리스로 연고지를 이전한 이후 최다점수차패배(19점차)를 당했다. 그리고 3차전에서는 내쫓았던 토드 헌들리에게 복수의 한방을 맞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적어도 올해만큼은 시카고행 비행기를 다시 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2. 좌익수 노블락

'후천성악송구증후군'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2루를 떠나 외야에서 타향살이를 시작했던 척 노블락(뉴욕 양키스)의 요즘 근황은 어떨까?

릭 앤킬(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의 비교는 접어두고서라도 타율 .300 출루율 .372 2홈런 11타점의 성적은 무난한 편이다. 수비에서도 정확한 송구로 3개의 어시스트를 잡아내는 등, 악송구의 우려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좌익수' 노블락은 지난주 큰 낭패를 당했다.

미네소타에서 노블락은 한마디로 '나쁜 놈'이다. 98년 노블락은 트윈스에 남아달라는 구단과 동료, 팬들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드를 요구하여 양키스로 떠났다.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은 이후 미네소타를 찾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과거 메트로돔의 관중들이 노블락을 괴롭힐 수 있었던 방법에는 야유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노블락은 좌측펜스의 아래에 있다.

시리즈 3연전동안 외야석의 관중들은 노블락에게 25센트짜리 동전부터, 종이컵, 핫도그, 비치볼 등 던질 수 있는 모든 것을 거의 다 던졌다. 3차전에서는 몰수패를 우려한 톰 캘리 트윈스 감독이 나와 관중들을 진정시켰을 정도다.

고향에서의 대환영이 부담스러웠던지, 노블락은 시리즈동안 11타수 1안타에 그쳤다.

3. 레인저스의 비극

비극의 첫줄은 톰 힉스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선택하면서부터 쓰여지기 시작했다. 구단주가 설쳐댄 텍사스 레인저스는 무턱대고 타자들만 끌어모았으며, 최악이라고 평가받았던 투수진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튼튼하다'란 말로 자위하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시즌 개막 후 모두가 걱정했던 전력불균형 문제가 터져나왔다. 방어율 꼴찌의 투수진은 타율 2위의 타선이 벌어놓은 점수를 죄다 까먹었으며,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비롯한 타자들은 투수들을 미워하기 시작했다.

구단주와 프랜차이즈 플레이어인 이반 로드리게스 사이에서 협공을 받은 자니 오츠 감독은 손을 털고 나갔으며, 이제 구단은 이반 로드리게스의 트레이드라는 악수를 고려하고 있다.

'레인저스의 비극'은 카타르시스는 커녕 짜증나기만 한다.

4. 무너진 투수왕국

왕국의 절정은 3인방이 55승을 합작하고, '신성' 케빈 밀우드와 존 로커가 등장한 1998년이었다. 하지만 늘 절정의 뒤에는 내리막길이 있는 법.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3인방 중 한 명을 트레이드시켜 타선을 보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브레이브스는 그들의 충고를 무시했고, 현재 투수왕국은 멸망의 위기에 처해 있다.

99년 존 스몰츠와 캐리 라이텐버그가 팔꿈치 부상으로 먼저 이탈했다. 지난해 로커는 입을 잘못 놀린 대가를 톡톡히 치뤘다. 매덕스와 글래빈는 확실히 예전의 모습이 아니며, 알 수 없는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밀우드도 8일 부상자 대열에 합류했다. 믿었던 오달리스 페레즈는 헤매고 있으며, 내보낸 브루스 첸(필라델피아 필리스)는 펄펄 날고 있다.

가장 좋았을 때 앞날을 대비하지 못한 브레이브스에게 15승17패라는 성적은 결코 우연이나 일순간의 부진이 아니다.

5. 다음주 프리뷰

다행이도 허리통증이 일시적이었던 것으로 밝혀진 박찬호는 10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에 이어 17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한다.

'악어와 악어새' 뉴욕 양키스와 미네소타 트윈스는 장소를 양키 스타디움으로 옮겨 9일부터 3연전에 들어간다. 메트로돔에서의 3연전에서는 트윈스가 2승1패로 앞섰다.

8연승으로 지구 1위 트윈스에 1경기 차로 따라붙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라는 만만한 상대를 맞아 쿠데타를 노린다. 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맞아 2승4패로 주춤했던 시애틀 매리너스는 이번에는 그들의 홈을 쳐들어 간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