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이형택, 투어대회 준우승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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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택(삼성증권)의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대회 준우승은 비록 총상금이 35만달러로 최하급이긴 하지만 의미가 각별하다.

우선 이형택은 준우승 상금 2만7천달러와 함께 랭킹포인트 120점을 확보, 대회별 시드배정 등의 공식 기준이 되는 엔트리시스템 랭킹이 현재 81위에서 60위권으로치솟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남녀를 통틀어 한국 선수로 가장 랭킹이 높았던 선수는 95년 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 랭킹 57위까지 올랐던 박성희(은퇴). 당장 이형택이 이 기록을 깨기는 어렵겠지만 비슷한 수준까지는 갈 것으로 테니스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남자의 경우는 골프와 마찬가지로 여자보다 선수층도 두껍고 수준도 훨씬 높아 100위 안에만 들어도 여자의 50위권에 비견되는 상황임을 볼 때 이형택이거둔 성과는 대단하다는 평가다.

또 매년 30명도 안되는 우승자가 배출되는 투어 대회에서 2위에 올랐다는 사실자체가 이제 이형택이 세계 남자프로의 유망주에서 정상급 선수로 진일보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투어 무대는 세계랭킹이 최소한 200위 안에 드는 기라성같은 선수들이 겨루는곳으로 투어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일단 '좁은 문'을 통과했다고 보는 편이니 이형택의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 밖에 지난해 US오픈 16강 진출로 세계 테니스계를 깜짝 놀래켰던 이형택이클레이코트 투어 대회에서 선전했다는 점은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올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에서도 좋은 성적이 가능하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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