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이나 화면으로 길안내 장치 신차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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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거나 지방에서 올라온 운전자가 대도시에서 차를 몰고 다니려면 지리를 모르기 때문에 애먹게 마련이다. 이럴 때 초행길도 걱정없도록 음성이나 화면으로 목적지를 안내하는 자동차 항법장치(내비게이션 시스템)를 단 차량이 늘고 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위치정보를 알려주는 위성(GPS)과 1초 간격으로 신호를 주고 받아 차량의 현위치와 진행방향을 알려주는 장치. 운전대 옆에 화면이 달려 있다.

목적지를 정해 놓으면 주행 중 운전자에게 "3백m앞 좌회전입니다" 라는 식으로 음성이 안내를 한다.

현대차의 경우 에쿠스 최고급 모델인 VS 450에는 기본으로 달았다. 나머지 400, 350 등은 선택사양(옵션)인데, 출고 차량의 30%가 달고 있다. 가격대는 오디오.비디오(AV)시스템을 포함해 4백85만원이다. 그랜저XG의 경우 다는 비율이 10% 정도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고급형인 520V, 525V에만 선택사양으로 달아 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정도 늘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출고한 차량의 15%가 장착했다. 지형.지물을 입체감나게 표시해 주고 교차점에서는 지도를 자동으로 확대해 준다. 가격은 CD체인저와 AV시스템을 포함해 2백88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곳곳에서 공사를 하는 한국 도로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1년에 한번은 소프트웨어를 향상시켜야 한다" 며 "출고 후 달려면 차량 내부공사가 커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선택하는 게 좋다" 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1백50만대에 보급된 반면 국내에서는 4만대에 불과해 신규 수요가 매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기대한다.

값이 비싼 게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본체 가격만도 1백50만~1백80만원이다. AV시스템.CD플레이어를 함께 달아 세트로 하면 2백50만원이 넘는다.

화면 크기나 오디오 기능에 따라 5백만원까지 하는 제품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국내 보급물량이 6만대 정도인데 연간 10만대를 넘어서면 가격이 20% 이상 싸져 2백만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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