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벤처기업, 중국에 GSM휴대폰 5억달러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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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휴대폰 개발 벤처기업이 중국에 500만대 규모(약 5억달러)의 GSM(유럽방식 이동전화) 휴대폰 수출계약을 체결, 화제가 되고 있다.

㈜이지엠텍(대표 김동필.金東泌)은 6일 중국의 최대 이동통신단말기 유통업체인커지엔(科健)사에 오는 2003년까지 GSM 휴대폰 500만대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지난 3월부터 GSM 휴대폰 8만대를 공급했으며 올해안으로 120만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중순 커지엔사의 자금으로 중국의 선전(深 <土+川>)에 연간200만대 생산규모의 휴대폰 생산공장을 완공, 양산체제를 갖추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이상길 이사는 "이 공장의 소유권은 커지엔사에 있지만 공장운영과제품 생산 등은 전적으로 이지엠텍이 맡게 된다"면서 "특히 공장 설계에서부터 전산시스템 구축에 이르기까지의 컨설팅을 커지엔사에 제공함으로써 휴대폰 수출금액외에 60억∼250억원 규모의 공장 설계 및 건설에 대한 컨설팅 비용도 추가로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생 벤처기업이 중국에 대규모 휴대폰 수출길을 뚫을 수 있었던 것은중국기업들이 휴대폰 개발능력이 없는 점에 착안, 이지엠텍의 기술로 휴대폰을 개발한 뒤 중국기업의 브랜드로 판매하는 이른바 `ODM''(Order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 자체개발모델 주문생산) 방식을 택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즉 모토롤라, 에릭슨, 노키아 등 외국 휴대폰이 주도하고 있는 중국에서 커지엔사의 브랜드로 제품을 개발해주고 점진적인 기술이전까지 해주는 전략이 자체브랜드를 육성하려는 중국정부의 정책과 맞아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지엠텍은 서울 본사를 연구개발 본부로, 중국 선전공장을 휴대폰 생산거점으로 삼는 한편 홍콩을 자재구매 창구로 활용하고, 중국외에 동남아, 중동 등지로 GSM 휴대폰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싱가포르의 전자제품 유통사인 T사와도 대규모 휴대폰 수출공급상담을 진행중이며 계약체결이 최종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지엠텍은 삼성전자 홍콩법인장과 멀티미디어 본부의 이사를 역임한 김동필 사장이 작년 7월 자본금 22억원으로 설립한 휴대폰 개발전문 벤처회사로, 사장을 포함해 종업원 42명중 개발인력이 35명에 이른다.

한편 작년말 중국 이동전화 가입자는 7천250만여명으로, 99년대비 67.7%의 높은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중 GSM 휴대폰 사용자가 6천920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95.4%에 달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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