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이형택 "이젠 우승 자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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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승컵을 안겠다" .

세계남자프로테니스 투어(ATP) US 클레이코트 챔피언십(총상금 35만달러)에서 한국 남녀를 통틀어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며 새 이정표를 세운 이형택(25.삼성증권)은 자신감이 넘쳤다.

이선수는 "이제는 강하게 치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 스타일에 맞춰 공략하는 요령도 터득했다. 현재 컨디션도 최고고 기회도 좋으니 이제는 우승도 해보고 싶다" 고 말했다.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은 "약점이었던 백핸드 슬라이스를 최근 보완한 후 수비에서도 뛰어난 경기 운영을 보여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고 전했다.

8번 시드를 받고 출전한 이선수(세계 랭킹 81위)는 6일 새벽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벌어진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4번 시드 미할 타바라(체코.세계랭킹 73위)에게 2 - 1(4 - 6, 6 - 2, 6 - 1) 역전승을 거뒀다.

이선수는 제롬 골마르(프랑스)를 꺾고 결승에 오른 앤디 로딕(19.미국)과 7일 오전 3시부터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로딕은 지난해 세계주니어 챔피언 출신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인 대회에 출전, 지난 3월 에릭슨 오픈에서 피트 샘프러스(30.미국)를 2 - 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현재 랭킹 69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이형택도 베리즌 챌린지 2회전에서 마이클 창을 꺾는 등 이미 기량 자체는 세계 정상급에 올라있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선수는 준결승에서 첫 세트를 타바라에게 내준 뒤 두번째 세트부터 선제 공격을 자제하는 대신 백핸드 슬라이스로 상대 코트 좌우 코너를 찌르며 역습을 노렸다. 클레이코트 특성상 슬라이스가 심하게 바닥으로 깔리자 타바라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선수는 리버스 포핸드 스트로크(백핸드 쪽으로 오는 공을 포핸드로 틀어서 치는 것)로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타바라의 공격이 무뎌지자 이선수는 특기인 포핸드 공격에다 과감한 네트플레이로 포인트를 올리며 2.3세트를 간단히 따냈다.

경기장에는 휴스턴 총영사를 포함, 1백여명의 교민들이 나와 열렬하게 응원했다.

이선수는 지난 5일 벌어진 8강전에서도 2번 시드 앤드루 일리(호주.세계 랭킹 59위)를 2 - 1(6 - 4, 2 - 6, 6 - 2)로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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