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美경기 침체 여전"…금리추가인하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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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일(이하 현지시간) 미 경기가 여전히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FRB는 이날 공개한 `베이지북'에서 "3월과 4월초에도 계속 경기가 약세를 보였다"면서 "하이테크 및 통신산업이 확연한 둔화세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 상무부는 이날 공장 주문이 지난 3월 올들어 처음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상무부는 앞서 올 1.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라는 예상 밖의 높은 증가를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본격적인 침체는 아니지만 여전히 둔화세에서 헤어나지못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오는 15일의 FRB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동에서 금리가 더 내려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FRB는 경기 부양을 위해 올들어 4차례에 걸쳐 연방기금 금리를 모두 2%포인트 내렸다.

FRB 산하 12개 연방준비은행의 경기분석 내용을 종합한 베이지북은 소매가 3월에 약세를 보이다 4월들어 반전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부진하다면서 향후 몇달간도 "소폭 상승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 소비는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요소다.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기업의 구인 수요도 향후 몇달간 감소돼 현재 4.3%인실업률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베이지북은 경기 둔화의 타격이 가장 큰 제조업도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특히 "하이테크 및 통신산업의 둔화가 확연하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업종은 과잉재고로 여전히 타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모기지율이 떨어지면서 주택 건설과 판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주택 건설과 판매는 소비자 지출과 함께 미 경제의 또다른 근간이다.

상무부는 3월의 공장 주문이 전년동기비 24.8% 급증한 운송 부문의 호조에 특히 힘입어 1.8% 상승하면서 올들어 첫 증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공장 주문은 지난 1월 4.3%, 지난 2월 0.1%가 각각 하락했다. 그러나 한국 등 신흥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전기전자 제품 주문은 5.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세가 주춤하고 소비자 물가도 묶여 있는 등 미 경제의 인플레 압력이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상황이라면서 따라서 FRB가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연구원은 "미 경제가 (여전히) 침체돼 있음을 베이지북이 보여주고 있다"면서 "FRB가 통화 정책을 계속 느슨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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