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화재보험료 부담 크게 늘어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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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재보험시장이 경색되고 국내에서 대형화재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기업들의 화재보험료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세계 재보험사들의 손해액을 사업비로 나눈 비율이 지난 97년 101.6%, 98년 105.6%, 99년 114.9%, 지난해 116.0%를 각각 기록하는 등 4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함께 지난 99년 미국 보험회사 40곳이 파산했고 2000년에는 57곳이 퇴출되는 등 보험업계가 전세계적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지난해 새한미디어 충주공장과 동방생활산업, 삼성테크윈에서 대형화재사고가 각각 발생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코오롱 구미공장과 대농 청주공장,LG전자 구미공장에서도 대형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따라 과거에 화재사고가 없었던 우량 고객 기업의 경우 올해 화재보험 계약 갱신시 작년도보다 20∼30% 인상된 보험료를, 손해율이 높은 불량 고객 기업은 50∼200% 오른 보험료를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손해보험회사 관계자는 "국내 손해보험회사들은 매년 기업과 대형화재보험계약을 하면 위험도를 분산시키기 위해 해외 재보험회사에 보험을 가입하고 있다"면서"그러나 해외재보험회사들이 계약인수 부담을 느껴 인상된 보험료율을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해외 재보험회사들은 원사나 직물, 제지, 목재가공, 석유화학업종 등 위험도가 높은 보험물건의 인수를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에 국내 손보사들은 재보험을 가입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화재사고가 없었지만 위험도가 높은 업종의 기업들은 보험계약갱신시 종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것은 물론 계약자 자기부담금 인상, 보상한도액 인하 등 불이익을 받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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