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폭우에 태안군 33채 침수 … 대전선 20대 급류 휩쓸려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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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여름 내내 기승을 부리던 폭염이 다소 수그러진 사이 이번에는 물폭탄이 대전, 충남과 전북, 경북 지역을 덮쳤다.

 12일부터 13일 오전 7시까지 충남 태안에 384.5㎜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대전, 충남 지역 곳곳에서 집중 호우에 따른 피해가 속출했다. 대전에서는 1명이 실종됐다. 13일 오전 10시쯤 대전 중구 태평동 유등천에서 김모(21)씨가 폭우로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 갔다. 함께 있던 김씨의 친구는 “버드내 네거리에서 도마동 방향으로 유등교 인근에 있는 다리를 건너던 중 갑자기 균형을 잃고 물쪽으로 넘어졌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서 구조대는 유등천 하류 방향으로 수색대를 보내 실종자를 찾고 있다. 대전은 이날 오전 11시까지 62㎜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태안군 소원면 신덕1리에서는 주택 33채가 침수됐다. 마을 주민 62명은 전날 밤 소원면사무소로 대피했다가 이날 오전 9시 집으로 돌아가 가재도구를 정리했다. 주민 박광석(53)씨는 “폭우로 안방까지 침수됐다”며 “맨몸으로 황급히 대피했다”고 말했다. 태안읍과 소원·근흥면 일대 농경지 1400여㏊도 물에 잠겨 병충해 발생 등 농작물 피해가 우려된다. 12일 오후 7시26분쯤 태안읍 정모(57)씨의 펜션에는 낙뢰로 불이 나 건물 내부 184㎡와 가재도구를 태우면서 630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냈다.

 238㎜의 호우가 쏟아진 당진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정미면 천의리의 주택 1채가 침수됐고, 일대 농경지 30여㏊도 물에 잠겼다. 전날 밤 고대면 진관리 일대 당진공설운동장에서 당진시내로 향하는 지하도가 침수돼 당진시가 응급복구 작업을 벌였다. 또 낙뢰로 합덕읍사무소의 인터넷과 전화가 불통됐고, 송악읍 중흥리 마을 도로에서는 맨홀 뚜껑이 벗겨져 이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 1대의 범퍼가 파손되기도 했다.

서산지역에서도 부춘동 서령상가 앞 등 주택 7채가 침수됐고, 팔봉면 호리와 성연면 명천리, 지곡면 무장1리 서산1산업단지 진입로 등지에서는 산사태가 나 응급복구 작업을 벌였다.

 전북 군산시에는 기록적인 물 폭탄이 쏟아졌다. 군산시 내초동에는 13일 오전 1~2시 사이에만 13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다. 소룡동 군산산업단지는 이날 하루에만 414㎜를 기록했다. 11일부터 기록한 누적 강수량은 군산 내초동 432㎜, 익산 함열읍 228㎜ 등을 기록했다. 순식간에 쏟아진 폭우는 아파트 주차장을 덮쳐 차량이 파손되고 주택과 농장이 침수됐다. 군산시 문화·나운·흥남·해신동 등 4개 지역의 주택 50여가구가 침수됐다. 소룡동 샹떼빌 아파트에서는 인근 야산 비탈면 100㎡가 무너져 내리며 아파트 주차장을 덮쳐 차량 20여대가 파손됐다. 또 구암동·문화동의 아파트 3개 단지의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겨 차량 70여대가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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