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의 글로벌 명품 주식] LVMH·프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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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일명 ‘5초 백’으로 불리는 루이뷔통과 프라다 가방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명품이다. 길거리에 서 있으면 5초에 한 번씩 볼 수 있다고 해 생긴 별명에서 알 수 있듯 두 명품 회사는 아시아 지역 신흥부자 증가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명품 브랜드를 패션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투자 대상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데도 말이다.

 루이뷔통은 시대를 넘어 누구나 선망하는 프랑스 명품의 자존심이다. 1854년 프랑스의 디자이너 루이뷔통이 설립했다. L과 V를 겹쳐 놓은 모노그램으로 전 세계를 열광시킨다. 시장조사회사 밀워드브라운이 조사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럭셔리 브랜드’에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그런데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 2012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럭셔리 브랜드’ 조사에서 LVMH그룹 중 루이뷔통 외에도 코냑업체 헤네시(8위), 샴페인업체 모에샹동(9위)이 선정됐다는 점이다. 1987년 모에 헤네시를 인수하고 세계 최대 명품 복합기업이 된 LVMH그룹은 2011년 한 해 동안 루이뷔통·헤네시·모에샹동 세 회사로부터 매출액 236억5900만 유로(약 35조원), 순이익 35억 유로(약 5조원)를 벌어들였다. 아시아에서의 성장에 힘입어 LVMH그룹 주가도 상승세다.

 LVMH 모에 헤네시 루이뷔통(MC.FP)의 주가는 2009년 7월 초 56.02유로에서 2012년 6월 말 119.85유로가 됐다. 3년 만에 114% 상승한 것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영화로 세계인에게 강한 인상을 준 이탈리아 대표 명품업체 프라다는 1913년 이탈리아 장인 마리오 프라다가 설립했다. 프라다는 올 들어 심화되는 세계 경기 불확실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한 1억2170만 유로(약 18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확장도 계속하고 있다. 최고경영자 파트리치오 베르텔리는 브라질과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2012년 100개, 그리고 향후 2년간 각각 80개씩 점포를 신설해 3년 안에 260개의 점포를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2011년 7월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프라다의 주가 상승은 최근 홍콩시장의 부진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다. 프라다의 6월 29일 종가는 51.55홍콩달러로, 올 들어 무려 47.8%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홍콩항셍지수는 겨우 1.4% 올랐다.

 세계 최대의 생산국에서 소비국으로 돌아서고 있는 중국을 포함, 신흥국의 구매력 증가는 명품업체의 주가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명품을 단순히 걸치는 대상이 아니라 투자의 대상으로 바라볼 때다.

이재경 삼성증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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