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샹, 허들에 발 스치지도 않았는데 '충격 탈락'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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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 탄환' 류샹(29·중국)이 올림픽에서 또 불운에 울었다.

류샹은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육상 남자 110m 허들 예선 6조 경기 도중 허들에 걸려 넘어졌다고 일간스포츠가 보도했다. 레이스를 마치지 못한 류샹은 그대로 예선 탈락했다.

류샹은 넘어진 채로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발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며 휠체어를 탄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로이터통신은 "류샹의 발이 허들에 스치지도 않았다. 아마도 류샹이 부상 때문에 허들을 제대로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류샹은 오른발에 테이프를 감고 경기에 나섰다.

류샹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110m 허들에서 우승해 '황색 탄환'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06년 7월 슈퍼그랑프리대회에서는 12초88의 세계신기록을 세웠고,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10m 허들에서 우승했다. 올림픽·세계선수권 정상을 밟고 세계기록까지 작성하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선수는 남자 허들 역사상 류샹밖에 없다.
그러나 이후 불운이 시작됐다. 류샹은 홈팬 앞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110m 허들 경기 레이스 직전 오른쪽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기권했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는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의 반칙 탓에 우승을 놓쳤다. 류샹은 결선에서 로블레스와 나란히 달리고 있었는데, 로블레스가 류샹의 팔을 치는 바람에 류샹은 마지막 허들을 넘어뜨리고 불안하게 착지했다. 이 때문에 마지막 14m 구간에서 제대로 스퍼트를 내지 못했다. 류샹은 3위로 골인했다가 1위 로블레스가 실격 당하면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로블레스가 밀지 않았다면 우승이 가능했다"며 아쉬워했다. 당시 어부지리로 제이슨 리처드슨(미국)이 우승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대회 직전 류샹의 발 부상이 재발했다고 보도했다. 류샹을 지도하는 순하이펑 코치는 "날씨가 좋을 때는 정상적인데 부상 부위가 온도와 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걱정했다. 류샹은 지난달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런던 그랑프리 대회에서는 결승을 앞두고 옆구리 통증으로 기권했다.

한편 류샹의 라이벌인 로블레스과 대구 세계선수권 우승자 리처드슨은 나란히 13초33을 기록해 준결승에 안착했다. 애리즈 메리트(미국)가 출전선수 중 가장 빠른 13초07을 기록하며 예선을 통과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이은경 기자 kyong88@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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