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업 '핸드이러', 거대 라이벌 향해 도전장

중앙일보

입력

''너희가 만들면, 사람들이 사러 올까?'' 이것은 팜 라이선스권자 중 가장 소규모라 할 수 있는 핸드이러(HandEra)를 향한 질문이다. 직원 40명의 이 회사는 최근까지 TRG 프러덕츠(TRG Products)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23일 팜 기반의 기업용 핸드헬드를 발표할 계획이다.

핸드이러 330은 두 개의 확장슬롯과 경쟁 제품보다 높은 해상도의 화면을 갖추고 있다.

핸드이러 330은 핸드이러의 두번째 핸드헬드 제품이다. 첫번째 제품은 팜 III를 기초로, 컴팩트플래시 메모리 확장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었다. 팜 III와 같은 크기의 핸드이러 330은 좀더 빠른 칩, 240x320 화면과 요철형 다이얼을 추가하고 팜 III보다 두 배나 높은 배터리 파워를 제공한다.

이 장비는 컴팩트플래시 모듈용 슬롯과 함께 앞으로 나올 m500과 m505에서 사용되는 것과 똑같은 우표 크기의 시큐어 디지털 카드를 사용한다.

핸드이러는 350달러인 이 제품을 6월말부터 샘스 클럽 매장을 시작으로 재판매 업체, 핸드이러 웹사이트, 오피스 디포트 등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핸드이러는 팜 운영체제에 수많은 기술 혁신을 가했다. 그 중에는 팜의 필체 인식 소프트웨어인 그라피티를 통한 텍스트 입력을 위해 마련된 공간을 화면에서 숨길 수 있는 기능도 포함돼있다.

이 기능은 지도나 전자책같은 프로그램을 좀더 넓은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이 제품은 내장 스피커를 갖고 있으며 음성 메시지도 녹음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많은 난관에 부딪히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이 회사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CEO인 마이크 다우니는 지난 20일에 있었던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은밀한 마케팅 캠페인을 벌인다는 비난을 받는다"고 농담하면서, "사람들의 최대 불만은 ''(당신네는)훌륭한 제품을 갖고 있는데도 우리는 그 존재조차 몰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핸드이러는 첫번째 핸드헬드 제품인 TRG 프로를 대부분 입소문으로 수만 대 가량 판매했다. 하지만 다우니는 "핸드이러가 팜과 핸드스프링같은 돈 많은 라이벌과의 경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광고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팜 기반 핸드헬드보다 3배나 많은 픽셀을 가진 화면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제작업체들이 그들의 프로그램에 어느 정도의 변형을 가해야 한다.

핸드이러는 이 작업에 기껏해야 2~3일이 소요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이 매우 낮은 회사라는 점에서 그런 맞춤화 작업이 곤란할 수도 있다.

다우니는 "우리는 인지도가 낮아서 문제를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핸드이러 330은 팜 m505나 핸드스프링의 바이저 에지같은 매끄러운 디자인을 갖고 있지 않지만, 첫번째 핸드헬드인 TRG 프로와 호환성은 물론 팜 III용으로 제작된 여러 가지 부가 장치들을 유지해왔다고 한다.

핸드이러는 1992년 4명의 엔지니어로 구성된 테크놀로지 리소스 그룹으로 출발해 기술 컨설팅을 제공해왔다. 1997년에는 쓰리콤이 TRG측에 팜의 커스텀 칩과 관련된 컨설팅 작업을 수행해달라고 요청했다. TRG 엔지니어들은 팜의 핸드헬드 장비에 매료됐으나 그것은 좀더 큰 메모리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핸드이러는 그 해 말에 팜 장비용 메모리 확장 카드를 내놓았고, 작년 초에는 TRG 프로를 선보였다. 작년에 이 회사는 핸드헬드 시장에만 집중하기 위해 컨설팅 사업을 포기했다.

핸드이러는 새로운 모델의 성공에 모든 것을 걸고 있지만, 다우니는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을 정도의 어지간한 결과만 얻으면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다우니는 "우리는 이 제품을 수십, 수백만 대까지 판매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고 밝혔다. @

Ian Fr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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