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중 핸드폰 사용 '핸드프리도 불안해!'

중앙일보

입력

고속도로 주행중 휴대폰을 사용하는 운전자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이것은 정말 안전과 관련된 문제인가 아니면 단순히 다른 운전자들이 우리에게 불편을 끼칠 때마다 그들을 비난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가? 만약 이것이 이치에 맞는 문제라면, 누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

필자가 이 문제를 생각하는 이유는 지난 19일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에 게재된 이야기때문이다. 글쓴이인 마이크 랭버그는 탁월한 리포터다. 필자는 그가 제시한 사실에 근거해 이 칼럼을 쓸 것이다.

운전보다 전화통화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다루는 다양한 조치(완전한 금지부터 핸드프리 기술 사용 요구에 이르기까지)를 취하기 위해 전국적인 다양한 입법이 요청되고 있다.

다음은 랭버그 기사에 인용된 몇 가지 기초사실이다.

미국의 휴대폰 가입자는 1억 1100만 명(인구의 약 40%)에 이른다. 이런 사람들의 85%가 적어도 가끔씩은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전체 휴대폰 통화 시간의 62%는 적어도 한쪽 통화자가 운전하고 있는 중에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명이 휴대폰 관련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정된다. 1년으로 따지면 약 700명이 되는 셈인데, 이는 매년 자동차 사고로 죽는 약 4만 명의 2% 미만에 해당한다.

주행거리 10억 마일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휴대폰이 처음 등장했던 1983년의 27명에서 약 16명으로 하락했다. 휴대폰 사용자들은 지난 3년 동안 두 배로 증가했지만,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런 수치가 보여주는 바는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운전대를 잡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흔히 목격되더라도, 휴대폰 관련 사고로 목숨을 잃을 가능성은 벼락맞거나 뱀에 물려 죽을 가능성만큼이나 희박하다는 것이다.

진짜 문제는 본질적으로 휴대폰이 아니라 ''한눈 파는 운전자들''이다. 이들은 운전보다는 라디오, 자녀들, 배우자, 휴대폰같은 것에 좀더 신경쓰는 사람들이다.

필자가 아는 한, 운전하기 전에 혹은 운전중에 일어난 말다툼때문에 사망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기록은 나와있지 않다. 단순한 대화 역시 주의를 산만하게 할 수 있지만, 말할 상대자가 없으면 많은 운전자들이 지루함으로 졸음에 빠질 수 있다(이것은 극단적인 주의 산만 상태다). 결국 이러나 저러나 주의가 산만해지기는 마찬가지인 것같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현재 입법자들은 우리나라의 큰길과 골목길에서 일어나는 휴대폰 관련 사고를 없애는 수단으로써 핸드프리 법률을 제정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은 훌륭한 아이디어처럼 들린다. 필자는 스피커폰과 스프린트의 음성 다이얼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키를 누르고 발신 단추를 누르면 이 시스템은 누구에게 전화 걸 것인지를 묻는다. 이 시스템은 아주 잘 작동하기 때문에 양손 모두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이런 법률이 시행되면 이것과 관련된 기술들을 좀더 자주 접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것은 악화되는 문제(운전자들이 휴대폰을 손에 쥐고 봉변을 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를 푸는 상식적인 수준의 솔루션인 것 같다. 무엇이 부주의한 차선 변경이나 아슬아슬하게 노란 불을 통과하게 만드는 요인인지를 몰랐을 때는 그런 행동이 훨씬 쉽게 이뤄졌다.

하지만 필자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러나 저러나 주의 산만을 이겨낼 수는 없다. 권위있는 뉴잉글랜드 의학 잡지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휴대폰 사용중 충돌할 위험성은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보다 4배나 높다...핸드프리 전화도 핸드헬드 장치보다 더 높은 안전성을 제공하지 않았다."

진정한 해결책은 운전대를 잡았을 때 주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상관하지 말고 운전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미 이것과 관련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

David Cour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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